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크(SDN) 국제표준을 정립하는 표준화 단체들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미래 네트워크 기술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국가, 글로벌 업체 간 경쟁이 뜨겁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인터넷표준화기구(IETF) 등 국제 표준화 기구들이 SDN 표준화 논의를 서두른다.
SDN은 라우터, 스위치 등 각종 네트워크 장비의 제어부를 가상화해 스마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이다. 콘텐츠, 트래픽, 이용 형태의 대형·다양화에 따른 유연한 망 기능개선이 가능해 최근 미래 통신 핵심 기술로 떠올랐다.
ITU는 상반기 SDN 관련 표준화 추진과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7월 이후 표준화 주제 검토를 비롯해 유관 기구와 협력 등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세울 예정이다. ITU 표준화 부문은 지난해 11월 열린 최고위급 회의 WTSA를 통해 SDN 표준화 관련 신규 결의를 채택했다. SDN 국제표준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의지다. 인터넷 기술 국제표준을 제정하는 IETF 역시 지난해부터 진행해 온 SDN 표준화 연구를 올해 더욱 구체화시켜 진행한다.
SDN 국제표준을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면 국내에서도 산학연이 연계해 더욱 적극적인 대응을 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진다. 우리나라는 SK텔레콤, KT,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ONF(Open Networking Foundation) 등 관련 모임에 발을 담갔지만 아직 전망이 뚜렷하지 않다는 이유로 소극적인 참여에 그쳤다. 이와 달리 미국, 일본, 중국 등은 이미 치열한 자리다툼을 시작했다. 최근 표준화 진행이 빨라지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김영재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박사는 “최근 화웨이 등 중국 진영도 SDN 표준화 전문가를 대거 영입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며 “저가 시장에서 고가 시장으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로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올해를 기점으로 SDN 연구개발(R&D)이 본격화되는 만큼 국가 차원에서 국제 표준화 영향력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서영석 오픈플로우코리아 기술 매니저는 “SDN 기술이 현실화하면서 벤더, 국가 간 주도권 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주요세력 간 경쟁으로 생기는 균열을 노려 표준화 이슈를 선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