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판(x축)과 하판(y축) 소재가 다른 터치스크린패널(TSP)이 국내에서 처음 상용화됐다. 면저항을 대폭 줄일 수 있어 획기적이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용 TSP 구현도 가능해졌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부품 전문업체인 아이엠(대표 손을재)은 최근 불소산화주석(FTO)과 은(Ag) 나노와이어 등 메탈메시 소재를 이용한 TSP 개발에 성공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경기도 화성 공장에서 FTO 필름을 양산한다.
커버유리일체형(G1F) TSP 상판은 FTO로, 하판은 은(Ag)나노 와이어를 사용해 면저항을 줄이는 방법을 썼다. G1F는 커버유리 하단에 x축 전극을, 필름 상단에 y축 전극을 패터닝해 이어붙인 방식이다. 두 소재를 섞어 쓰면 저항을 25Ω까지 낮출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저항이 낮으면 기기 화면에 손가락을 갖다댈 때 더욱 정교하게 인식할 수 있다. 기존 인듐주석산화물(ITO) 필름은 투과율은 90%대지만 저항이 100Ω 수준으로 다소 높은 편이었다.
FTO는 태양전지에서 주로 쓰이던 소재다. 투과율이 94~96%로 높고 저항은 1㎡당 50Ω으로 낮아 전도성이 높다. 섭씨 80도 이하 저온 공정에서도 증착이 가능해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용 박막 필름이나 얇은 커버글라스에 적용하기도 용이하다. 소형은 물론이고 대형 디스플레이까지 응용할 수 있다. ITO는 보통 증착 온도가 섭씨 300도 이상이라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용으로는 부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얇은 유리나 필름은 고온에서 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엠은 이미 장비 발주를 끝내고 생산라인 구축에 들어갔다. 양산 시점에 맞춰 FTO필름 및 TSP 사업부를 분사해 자회사를 설립할 예정이다. 첫 양산 물량은 중국 화웨이·ZTE 등의 스마트폰·스마트패드에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TSP 구동 칩도 직접 개발했다.
아이엠의 시장 진출로 TSP와 ITO 대체 소재 시장에도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지금까지 업계는 ITO 필름을 대체하기 위해 전도성고분자·메탈메시·은나노·그래핀·탄소나노튜브(CNT)를 이용한 투명 전도성 필름을 개발해왔다. 이 중 SKC가 고분자 투명 전극필름 양산에 성공했고, 미래나노텍과 이엘케이가 메탈메시 방식 TSP를 개발했다. 아이엠 관계자는 “언브레이커블, 휘어지는 디스플레이 등 진화 단계에 맞춰 FTO 필름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