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절반 “가장 귀찮은 가사노동은…”

한국 주부를 가장 괴롭히는 가사 노동은 청소다. 지난해 한국갤럽이 주부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가장 귀찮고 번거로운 가사 노동으로 청소(45.8%)를 꼽은 것. 육체적으로 가장 힘든 가사 노동을 묻는 질문에는 무려 73.2%가 청소를 꼽았다.

눈길을 끄는 건 집안 청소 중 가장 귀찮고 번거로운 것으로 물걸레질(40.6%)을 들었다는 점이다. 물걸레 빨기와 보관(15.2%)까지 더하면 응답자 중 절반 이상이 물걸레질이 힘들다고 지목한 셈이다.

그래서 요즘 주목받는 제품이 일명 아쿠아청소기. 진공청소기지만 물탱크를 곁들여 흡입구 쪽에 물을 공급하면서 물 청소까지 함께 해준다. 바닥에 흩어진 먼지나 오염물질을 물로 닦아내면서 빨아들이는 것. 청소기 한 번 돌리면 물걸레질까지 마친 효과를 낼 수 있는 게 특징이다.

◇ 물걸레질까지 한번에 끝내는 비결은…=아쿠아청소기는 먼지를 진공 흡입하는 한편 흡입구 주변에 물을 조금씩 흘려보내면서 청소한다. 바닥에 달린 고무와이퍼가 물에 젖은 오염물질과 마찰해 방바닥에서 떨어지게 만드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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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진 오염물질은 물과 섞여 흡입구 안쪽으로 빨려 들어가 청소기 본체의 물통 안으로 모인다. 청소가 끝난 뒤에는 물통만 분리해 처리하면 끝이다. 진공청소로 빨아들인 공기도 물필터를 통과하는 덕에 먼지 없는 깨끗한 공기만 배출할 수 있다. 청소기 형태는 일반 진공청소기와 비슷해 익숙한 감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아쿠아청소기가 처음 시중에 선보인 건 작년 5월. 외산업체가 내놓은 제품이 홈쇼핑 방송에서 400대를 완판(완전판매)하는 등 국내 시장에 나오자마자 인기를 끌었다.

◇글로벌 기업에 도전장낸 ‘겁없는’ 토종 중소기업=현재 판매중인 또 다른 아쿠아청소기는 국내 중소기업이 내놓은 청림아쿠아청소기다. 물론 중소기업이 처음 도전장을 낸 것인 만큼 개발이 쉬웠던 건 아니다. 제품을 개발한 청림아쿠아 박명덕 대표는 지난 2002년에 특허출원을 내면서 청소기를 만들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녔지만 실제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만드는 것은 너무나도 어려운 문제였다. 기존 진공청소기도 몇 대 사다가 다 뜯어보고 또 자신이 원하는 디자인과 기능을 담기 위해 일일이 제작업체를 찾아다니면서 애를 썼던 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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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림아쿠아 박명덕 대표는 "유명 브랜드 물청소기 못지않은 기능을 지원하면서 일반 청소기 가격에 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 당시 대기업 청소기를 만들던 업체들이 몇 군데 있었어요. 호스부분을 만들기 위해 그 업체들을 찾아가서 도움을 요청했죠. 호스 업체가 해결되니 이제는 청소기 통을 만드는 업체를 찾아야 했어요. 모든 것이 이런 식이었죠. 서울 성수동에 있는 물탱크 제작업체를 찾아가서 청소기 통 부분을 해결을 했어요. 이렇게 몇 해가 가면서 개발비용도 몇 억에 개발 기간도 꽤 들었어요. 전혀 청소기 개발에 대해 모르는 상태에서 하다 보니 어려운 점이 한 둘이 아니었죠.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라면 가기 싫을 정도예요."

그래서인지 박 대표는 청림아쿠아청소기가 “몇 년의 세월을 고스란히 바쳐 만든 자식 같은 제품”이라고 말한다. 반응도 좋았다. 당시 물로 청소하는 개념이 국내에선 상당히 신선했었기 때문. 입소문을 타면서 인기가 있다 보니 유사품도 나올 정도였다.

◇물탱크 채우면 30평 청소도 한번에= 청림아쿠아청소기는 흡입관 한쪽에 단 물통에서 조금씩 물을 흘려주면 아쿠아브러시에 달린 고탄성 3중 고무와이퍼가 물과 함께 오염물질을 닦아낸다. 바닥에서 떨어진 이물질과 물은 흡입구로 빨려 들어가 깨끗해진다. 물로 씻기나 바닥 닦기, 흡입을 한꺼번에 해결해 가볍게 청소기만 돌리면 만족스러운 청소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물을 이용한 청소기인 만큼 일반 진공청소기와 달리 물을 빨아들이는 기능을 기본 탑재했다. 바닥에 쏟은 물이나 음료, 음식물을 처리할 때 유리하다. 바닥에 걸레질을 할 필요 없이 청소기로 가볍게 밀어주면 된다. 바닥에 음식을 자주 엎는 아이가 있는 집안에서 유용하게 쓸만하다.

청소 후 물기가 남을 걱정도 거의 없다. 물을 빨아들이기 위해 일반 청소기보다 흡입력을 강하게 만들었기 때문. 제품을 개발한 청림아쿠아 박명덕 대표는 “흡입력이 너무 세면 청소하기가 힘들고 너무 약하면 물을 잘 빨아들이지 못하므로 이 부분을 조절하는 것이 어려웠다”고 밝혔다. 처음에는 청소기를 밀고 당기기 어려울 수 있지만 익숙해지면 물걸레질을 다시 하는 것보다 간편하게 청소를 마칠 수 있어 괜찮다는 설명이다.

내부 물 필터도 갖췄다. 한 번 빨아들인 먼지는 물에 붙잡혀 밖으로 배출되지 않기 때문에 청소기 뒤로 빠져나오는 공기가 깨끗하고 2차 오염이 없다. 모터에서 발생하는 먼지는 헤파필터가 나가지 못하게 잡아주므로 청소기에서 나오는 미세먼지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박 대표는 “교환용 필터를 사용하지 않으므로 유지비 측면에서 좋고 물로 필터링을 거친 공기가 다시 헤파필터를 지나기 때문에 더 깨끗한 공기를 배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조사 설명에 따르면 물탱크를 한 번 가득 채우면 실제 면적 30평 아파트를 청소할 수 있다.

아쿠아 청소기는 진공청소와 물청소가 한번에 가능하고 미세먼지도 전혀 배출 되지 않는 청소기다. 게다가 고가의 수입 물청소기보다 저렴한 가격도 강점이다. 이 제품은 일반 청소기 가격에 쓸 수 있게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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