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제 4세대 조명, OLED 조명 시대가 열린다. (상)OLED 조명,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수백조원의 디스플레이 시장에 맞먹는 세계 조명 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모닥불-호롱불-백열전구·형광등을 거쳐 지금은 반도체 기술에 기반한 4세대 고체 조명 시대로 진입했다. 이 가운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조명은 자연에 가장 가까운 조명 환경을 연출할 수 있는 이른바 융합형 친환경 조명으로 각광받고 있다. 세계 각국은 갓 태동하기 시작한 OLED 조명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이미 발 빠른 행보를 시작했다. 국제 표준화 활동도 본격화되고 있다. 오는 30일과 31일에는 OLED 국제 표준화 주관기관인 IEC TC 34가 우리나라에서 처음 개최된다. 전 세계 유수 OLED 조명 전문가와 기업 관계자가 모두 참석한다. 본지는 국내 첫 OLED 조명 국제표준화회의 개최에 맞춰 OLED 조명 시장을 3회에 걸쳐 조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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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개최한 OLED조명 디자인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작품.

제 4세대 조명, OLED 조명 시대가 열린다.

(상)OLED 조명,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중)세계가 주목한다. 국제 표준화 급물살

(하)한국 주도 OLED 조명 시장을 만들자.

(상)OLED 조명,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지난 2008년 오스람은 세계가 놀랄만한 상품을 선보였다. 132×33㎟ 크기의 OLED 패널 10장을 이용한 세계 최초의 OLED 스탠드였다. 백열등이 사용하는 전력의 10%만으로도 같은 밝기를 낼 수 있는데다 눈부심이 없는 이 조명은 세계인의 이목을 끌기 충분했다. 1990년대부터 연구개발(R&D)에 나섰던 기업들이 최근 OLED 조명을 하나 둘 시장에 내놓기 시작했다.

OLED 조명의 가장 큰 강점은 높은 전력 효율과 눈부심이 없는 면광원이라는 점이다. 반도체 기술을 활용한 발광다이오드(LED)도 양대 친환경 조명이다. 하지만 LED는 점광원이라는 태생적인 한계가 있다. 아주 작은 점에서 밝은 빛을 내야 하기 때문에 눈부심 현상이 발생한다. 면광원인 OLED 조명이 가장 자연 환경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게다가 OLED 조명은 투명이나 플렉시블 형태로도 만들 수 있다. 새로운 디자인의 조명이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다.

전자부품연구원 이정노 센터장은 “얇고 가벼우면서 투명하고 유연한 형태의 조명이 가능하다는 점이 OLED 조명의 가장 큰 특징”이라며 “공간이 비좁고 요구 조건이 까다로운 자동차·선박·항공기 등 수송 분야에 유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조명 시장은 연간 160조~200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디스플레이 전체 시장 규모와 맞먹는다. 친환경 추세에 걸맞게 조명 시장도 형광등 위주에서 반도체 조명으로 급격히 전환되고 있다. 전통 조명 기업들이 차세대 시장인 OLED 조명에 공을 들이는 형국이다.

세계 3대 조명업체인 오스람·필립스·GE가 가장 적극적이다. 오스람은 지난 2008년 스탠드 조명 이후 직육면체 8차원 OLED 조명, 플렉시블 OLED 조명 등을 개발해 공개했다. 1991년부터 R&D를 시작한 필립스는 2009년 루미블레이드라는 브랜드까지 내걸고 OLED 조명을 상용화했다. 타원이나 꽃 모양 같은 다양한 디자인 제품까지 양산해 새로운 조명 시장을 창출했다는 평이다. GE는 세계 처음 플렉시블 필름을 이용한 롤투롤 공정으로 OLED 조명을 선보인 바 있다. 일본 카네카와 파나소닉, 중국 비저녹스 등 다양한 기업이 모두 OLED 조명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LG화학과 네오뷰코오롱이 대표 주자다.

기업만이 아니다. 선진국들이 국가 주도로 OLED 조명 산업을 키우고 있다. 유럽은 필립스와 오스람이라는 양대 기업을 축으로 산학연관 협력이 체계화됐다. 미국은 국가 주도의 장기적인 기술 개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중국은 고체 조명 시장 확대를 위해 최근 40조원의 보조금을 지원키로 했다. 조선대학교 신동찬 교수는 “세계 각국이 경쟁적으로 나서는 상황인 만큼 우리도 산학연관이 합심해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면서 “OLED 디스플레이와 마찬가지로 또 하나의 국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국가적인 관심을 쏟아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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