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세컨더리펀드 시장을 활성화한다는 소식이다. 벤처캐피털 업계는 반색한다. 세컨더리펀드는 펀드 운용사인 벤처캐피털이 엔젤이나 다른 벤처캐피털이 보유 중인 벤처 주식을 매입해서 수익을 창출하는 펀드다. 벤처캐피털이 벤처기업에 투자한 자금을 회수하기 어려울 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미국은 기업공개(IPO)와 기업 인수합병(M&A)이 활성화돼 있어 벤처캐피털이 투자금을 회수하기 어렵지 않다. 평소에는 투자한 벤처기업이 IPO할 때 투자자금을 회수하고 증시가 좋지 않을 때는 M&A 시장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M&A 시장이 미국만큼 활발하지 않아 IPO 외에는 투자자금을 회수할 기회가 적다. 특히 신생 벤처기업이 코스닥에 상장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평균 12년인데 반해 벤처캐피털의 벤처펀드 운용기간은 5~7년에 불과하다. 기업이 상장하지 않으면 벤처캐피털은 부담을 안게 된다. 펀드 만기가 도래할 때까지 투자자금을 회수하지 못하면 자체 자산으로 인수를 하거나 부실자산 처리한다. 이렇게 되면 벤처캐피털의 투자 여력은 낮아지고 벤처기업은 투자를 받기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반복한다.
M&A 시장이 활발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올해 모태펀드 주요 투자처로 엔젤(개인투자자)펀드와 세컨더리펀드를 잠정 확정한 것은 가뭄의 단비와도 같다. 아직 투자 규모와 펀드 수는 확정하지 않았지만 벤처캐피털 업계에 숨통이 트일 것은 확실하다.
과거 일부 벤처캐피털이 벤처기업에 투자하면서 강제 서약서를 쓰게 하는 등 무리한 투자회수 정책을 펼쳤던 것도 투자회수가 불투명했기 때문이었다. 벤처캐피털의 횡포는 벤처 붐의 그늘이 되기도 했다.
정부는 올해 적게는 2000억원에서 많게는 3000억원의 회수자금 가운데 상당 분을 세컨더리펀드 결성에 지원한다고 한다. 세컨더리펀드 시장 활성화로 벤처 투자에 따뜻한 봄이 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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