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포털·제조사 "ICT생태계 푸르게"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 발전을 위해 통신사와 포털, 제조사가 머리를 맞댄다. 망 중립성 해법 공동 모색은 물론이고 비즈니스와 기술개발 협력도 논의한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통신 3사와 삼성전자·LG전자 단말기 제조사, NHN·다음 포털업체 등 7개사는 `ICT 상생발전 사업자 협의체(가칭·이하 협의체)`를 구성하고 정례 모임을 연다고 23일 밝혔다.

7개사는 지난해 `망 중립성 및 인터넷 트래픽 관리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논의하기 위해 방송통신위원회가 주관하는 `망 중립성 정책자문위원회`에 공동으로 참여해 의견을 교환했다.

협의체는 “지난 1년간 만나면서 서로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신뢰를 키움으로써 윈윈 해법을 함께 모색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했다”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ICT 기업이 상호 이해와 신뢰를 바탕으로 ICT 산업 생태계 상생발전과 경쟁력 강화라는 더 큰 공동의 목표를 향해 함께 노력할 필요가 있다는 데에 뜻을 함께하게 됐다”고 발족 의미를 설명했다.

협의체가 논의할 주제는 △이용자 편익 향상 △글로벌 경쟁력 강화 △국내 ICT 산업 생태계 상생발전으로 요약된다. 취지에 공감하는 기업에 문호를 개방해 외연 확대도 추진한다.

협의체 발족은 그동안 첨예하게 대립하던 통신사, 제조사, 포털(콘텐츠 사업자)이 신뢰와 협력을 기반으로 논의를 지속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난해 KT가 삼성전자 스마트TV의 인터넷 접속을 차단한 극단적인 조치나 소모적인 논쟁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논의가 잘 진행되면 우리나라 시장 특성과 규제환경, 미래 발전전략에 맞는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있다.

하지만 사업자 간 망 이용대가 등을 놓고 이해관계가 워낙 첨예해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지난 1년간 망 중립성 관련 실무 논의를 진행하며 실제로 견해 차이를 좁힌 부분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통신사 관계자는 “(협의체는) 이해 당사자가 모여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협조할 것은 협조하자는 원론적 수준”이라며 “대립하고 경쟁하기보다 펼쳐 놓고 같이 고민하는 것이 더 낫겠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상반된 시각이 있어 (합의 도출) 현실성은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인터넷 업계도 지속적 논의를 위한 창구를 열었다는 데 의의를 뒀다. 포털 관계자는 “글로벌 환경 변화 대응 등 쟁점과 무관하게 상생 협력할 분야는 많다”며 “소모적 대립을 줄이고 상호 협력 논의를 지속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망 중립성 논란의 `촉매` 역할을 한 카카오 참여 여부도 관심사다. 카카오 관계자는 “지금까지 오픈인터넷협의회 등을 통해 의사를 전달했다”며 “앞으로 논의의 장이 생기면 원칙적으로 참여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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