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토리지 시장이 확대됐다. 전반적인 IT 경기 침체에도 지난해 시장 확대로 주요 스토리지 업체들의 실적이 일제히 상승했다. `데이터 폭증 시대`로 스토리지가 수혜를 누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EMC·효성인포메이션·한국넷앱의 지난해 스토리지 판매 실적이 모두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이상 증가했다. 한국EMC의 경우 매출이 전년 비 20%가량 늘었으며, 효성인포메이션은 10%대의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넷앱도 20%가량 상승했다. 넷앱은 IBM에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스토리지를 공급해 이 양을 더할 경우 성장폭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IT 시장 성장률이 4~5% 수준임을 감안할 때 두 자릿수 성장률은 큰 차이다.
스토리지는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을 매개로 데이터를 보관하는 저장장치다. 특성상 데이터의 양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더 많은 스토리지를 필요로 하는데, 가상화와 클라우드의 본격적인 도입이 시장 확대를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IDC 박예리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대기업과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스마트워크 및 데스크톱가상화(VDI) 환경 구축을 위한 투자가 진행되고 빅데이터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스토리지 수요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며 “투자가 위축된 다른 하드웨어 분야와 달리 스토리지는 호재들이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스토리지 시장은 2011년 기준 연간 약 42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지난해는 이 시장이 4500억원 수준까지 확대된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수요가 소수의 대기업군에만 집중되고 있고 대규모 계약에 따른 `디스카운트 효과`로 수익을 보전하기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 연구원은 “경제 성장률이 하향 조정될 만큼 대내외 경기 전망이 불투명해 스토리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낙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