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입` 되준 페이스북…재선에 미친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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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는 모바일 전자지갑 시스템을 동원한 퀵 도네이트 시스템으로 온라인 기부액을 크게 끌어올렸다.

페이스북, 모바일 지갑, 이메일이 기업의 상품이 아닌 정치 마케팅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는데 탁월한 IT전략이 있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새삼 화두가 됐다.

22일 매셔블 등 외신은 인게이지디시(EngageDC)가 오바마 대선 캠프의 디지털 전략을 분석한 보고서 `인사이드 더 케이브(INSIDE THE CAVE)`를 인용해 △정치가가 아닌 기술 전문가 진용 구축 △분석 데이터에 대한 신뢰 △빠르고 민첩했던 소셜미디어 전략 △온라인 기부 캠페인 성공 등이 오바마 재선에 혁혁한 공로를 세웠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캠프의 IT군단은 총 300명으로 각각 디지털(200명)·테크놀러지(50명)·분석(50명) 등의 팀으로 나눠졌다. 오바마 캠프 전체 인력의 30%나 되는 수다.

인게이지디시는 또 “오바마 캠프는 전형적인 정치 전문가가 아닌 실리콘밸리 태생으로 포천 500대 기업에 소속돼 있는 데이터 분석가들을 기용했다”며 “픽사 출신 직원, 고효율 분자를 연구하던 물리학자도 있었다”고 밝혔다.

오바마 캠프의 최고기술책임자(CTO)였던 하퍼 리드는 온라인 T셔츠 기업의 CTO였고, 데이터 분석담당을 맡았던 레이드 가니도 액센추어 출신이었다. 심지어 오바마의 선임 데이터 분석가 미켈란젤로 아고스티노는 핵 물리학자였다. 매셔블은 “이들 과학자들은 대형 캠프를 마치 `벤처기업`처럼 만들었다”고 표현했다. 이들은 지난해 2월 샌프란시스코에 `테크놀로지 필드 오피스(Technology Field Office)`를 차리고 100여명의 자원봉사자를 모집해 e카드 등 각종 앱 개발 등을 추진하기도 했다.

오바마 캠프는 분석의 힘을 십분 활용했다. 2008년 대선 때보다 인력을 5배 이상 늘렸다. 선거와 관련된 모든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전략을 짰다.

유권자들과 접촉했던 데이터를 기반으로 대중의 심리변화를 알아낼 수 있는 `동적 모델링`을 적용했다. 캠프 관계자들은 매일 밤 6만6000번의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돌려 지지율 추이를 확인했고, 막바지 시뮬레이션은 실제 개표결과와 오차가 0.2%에 불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힘도 십분 활용했다. 3400만명의 페이스북 이용자가 오바마의 메시지를 실시간으로 공유해 또다른 친구들에게 전하는 메신저 역할을 했다. 페이스북 모바일 앱은 18~29세 청년층 공략에 큰 효과를 거뒀다.

6억9000만달러(약 7339억원)에 달하는 온라인 기부액을 모아낸 인터넷의 위력은 큰 힘이 됐다. 오바마 캠프는 손쉬운 온라인 기부 결제를 도입해 온라인 개인 평균 기부액을 126달러에서 156달러로 끌어올렸다. 개인 신용카드 정보를 저장한 모바일 전자지갑을 동원해 아마존처럼 원클릭 서비스처럼 클릭 한번으로 온라인 기부가 가능케했다. 이른바 오바마의 `퀵 도네이트` 시스템이다.

18명으로 구성된 이메일팀은 1600만명의 이메일 리스트를 통해 `안녕` `저녁은 먹었니?` 등 일상 생활에서 친근한 제목과 효과적 콘텐츠로 메일링 공세를 펼쳤다. 캠프는 온라인 광고에만 약 1억달러(약 1063억원) 이상을 쓰고 언론 광고 총 예산의 21%를 온라인에 사용하는 등 `디지털 우선` 전략을 펼쳤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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