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욱 정책금융공사 사장은 21일 “새해 자금공급 계획의 3분의2에 해당하는 7조6000억원을 중소·중견기업 지원에 쓰겠다”고 말했다.
진 사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연간 경기가 상저하고의 저성장 기조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12조2000억원의 자금 62%에 달하는 7조6000억원을 중소·중견기업에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소기업 지원 강화를 위해 공사는 종전 중소기업금융부를 중소기업금융 1부와 2부로 확대 개편했다. 상대적으로 금융지원에서 소외됐던 지방 중소기업을 위해 현 광주지사의 조직을 확대하는 한편 부산지사도 만들기로 했다.
진 사장은 “지난해 말까지 총 42개의 중소·벤처기업 육성 펀드를 조성해 운영 중”이라며 “펀드 등을 통해 단기 수익을 내기 위한 투자보다는 중소기업에 장기 저리로 자금을 지원하는 `참을성 있는 자본(Patient Capital)` 공급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해외사업부를 신설해 오는 2015년까지 해외 자원개발, 발전·플랜트 등의 해외 프로젝트 및 국내 기업의 해외 생산기지 건설 사업에 100억달러를 지원할 방침”이라며 “북한 전담 연구팀도 만들어 통일 이후의 금융 수요에 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 제기한 중소·중견기업의 중복투자 비판 여론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진 사장은 “과연 중소기업에 대한 중복 투자가 많은지 되짚어 봐야 할 문제”라며 “중소기업 지원제도의 효율성을 자꾸 언급하는데, 아직 우리나라는 이들 기업에 대해 충분한 양적 지원 조차 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중진공, 보증기금 등의 지원책은 비슷해 보이지만 역할 분담이 돼 있다”며 “정책금융공사는 창업 3년 이상,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특화기업을 지원 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차별성을 강조했다. 지원 기관 간 통·폐합 가능성에 대해서도 “새 정부가 해결해야 할 일”이라고 말을 아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재매각 여부에 대해선 “KAI가 위치한 사천지역을 항공클러스터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KAI의 민영화를 전제로 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며 “새 정부도 민영화 원칙에 대해서는 다르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