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렉, 밀레, 지멘스 외산 가전은 `청소기 전쟁`

일렉트로룩스·밀레·지멘스 등 프리미엄 외산 가전업체들이 청소기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에 돌입했다. 부동산 침체로 인한 빌트인 가전 수요 위축과 TV·냉장고·세탁기 등 대형가전의 삼성·LG 쏠림 현상 심화 타개책으로, 올해 전략적 아이템으로 청소기를 밀고 있는 것. 특히 청소기를 프리미엄 브랜드 입문 제품으로 활용해 브랜드 충성도를 높여, 대형가전 구매 고객으로 연결해 간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 추산하는 청소기 전체 시장 규모는 약 3000억원 규모다.

일렉트로룩스코리아는 올해 세계 최초로 가정용 진공청소기를 선보인 기술력을 앞세워 프리미엄 청소기 시장 지배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 매출은 70% 이상이 진공청소기에서 나온다. 이달부터 100년 역사와 신제품 청소기를 내세워 TV 광고를 시작했다. 미세먼지 제거 능력을 강화한 무선청소기 `울트라파워`와 기존 제품 대비 무게를 38% 줄인 `울트라원미니`로 신혼부부 및 싱글족을 공략했다. 황사가 심해지는 3월 성수기에 맞춰 신제품도 내놓을 예정이다.

프리미엄 브랜드로 고가 마케팅을 펼쳐왔던 밀레코리아도 최근 늘어나는 청소기 판매에 고무됐다. 청소기를 구매하고 만족했던 소비자가 식기세척기나 세탁기, 냉장고로 옮겨가는 사례도 있다.

윤일숙 밀레코리아 마케팅팀장은 “청소기가 단일 제품으로 가장 많이 팔린다”며 “외산 프리미엄 브랜드가 고가라는 인식으로 접근하기 어려웠던 소비자가 40만원대 청소기를 브랜드 입문 제품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독일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지멘스도 청소기 제품 매출이 꾸준히 늘면서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백화점에서 마트, 양판점 등으로 판로를 확대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외산 가전업체의 빌트인 매출이 줄어들면서 소비자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지렛대가 됐다.

지멘스의 국내 유통을 맡은 화인어프라인어스 이덕형 이사는 “한국 시장은 삼성과 LG가 버티고 있어 시장지배력을 높이기는 쉽지 않다”며 “청소기 등 소형가전은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한국 소비자에게 소구하는 전략 상품”이라고 말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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