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업계가 글로벌 경제위기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불황 속에서도 태양광·2차전지 소재 부문 투자에 힘을 실었다.
태양광 시장 침체가 장기화하는데다 중대형 2차전지 시장 개화도 더디지만 관련 소재 공장 신축은 이어지는 추세다.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늦는다”는 위기의식이 바탕이 됐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정밀화학, 한화케미칼, 애경유화 등 화학업체가 태양광·2차전지 소재 양산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정밀화학과 한화케미칼은 올해 말 폴리실리콘 제조공장의 기계적 준공을 마치고 시운전을 거쳐 내년 초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애경유화는 최근 2차전지 음극재 `하드카본` 제조공장 건설을 마무리하고 시운전을 시작했다. 상반기 양산을 시작한다.
이들의 폴리실리콘 사업이 주목 받는 이유는 작년 태양광 업계가 `최악의 한 해`를 보냈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 ㎏당 30달러가 넘었던 폴리실리콘 가격은 계속 떨어져 반토막이 났다. OCI·웅진폴리실리콘·한국실리콘 등 국내 폴리실리콘 업체들 모두 직격탄을 맞았다. LG화학은 폴리실리콘 신규 투자를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보류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삼성정밀화학과 한화케미칼은 내년부터 태양광 시장이 살아날 것으로 예상했다. 지금이 양산체계를 갖출 `적절한 타이밍`이라는 판단이다.
한화케미칼은 큐셀, 솔라펀 등 해외 업체를 인수하는 등 사실상 태양광 사업에 `올인`하면서 폴리실리콘 공장 건설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삼성정밀화학은 제조공법 차별화를 통한 제조원가 저감을 기대했다. 업계는 삼성정밀화학이 기존 지멘스 공법이 아닌 FBR 공법을 채택해 10~20% 제조원가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정밀화학은 생산규모가 연산 1만톤으로 크지 않고 미국 MEMC와 50%씩 투자해 공장을 건설한다. 물량을 공동 소화하기 때문에 판매부담이 적다.
삼성정밀화학 관계자는 “폴리실리콘 제조공법 차별화로 원가경쟁력을 높여 향후 늘어나는 태양광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라며 “올해 2차전지 핵심소재인 양극활 물질 양산을 계획하는 것 역시 사업의 미래 성장성을 염두에 둔 조치”라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