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신경전이 갈수록 심해지자 급기야 정부가 화해를 중재하고 나섰다.
17일 업계와 관계 기관에 따르면 지식경제부는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과 김기남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을 차례로 만나 특허 소송 향방에 대해 논의키로 했다. 18일 한 사장과 면담을 가진뒤 내주 김 사장과 협의할 예정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LG디스플레이를 상대로 기술 유출 형사 소송을 벌이면서 양측은 특허 소송과 침해금지가처분 소송 등을 진행하며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형사 소송을 제외하고 두 회사가 지난해 건 소송은 모두 5건이다. 여기에 더해 새해가 밝자마자 삼성디스플레이는 LG디스플레이의 LCD 특허 3건이 무효라며 특허무효 심판을 청구했다. 지난 15일 제기한 이 소송은 지난 12월 LG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 갤럭시탭 10.1이 자사 LCD 특허 3건을 침해했다며 생산 중단을 요청하는 침해금지 가처분 소송에 대한 반격이다.
특허 소송은 정부 정책과 무관하지만 디스플레이 산업을 이끄는 양사의 싸움이 확전될 양상을 보이면서 지경부가 나선 것으로 보인다. 비록 양측의 분쟁이지만 특허 소송 관례상 다른 고객이나 협력사를 대상으로 한 소송으로까지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여러 건의 소송을 진행하며, 대상은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계열사 고객까지 확대됐다. 협력사들의 대리전도 충분히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다. 이렇게 되면,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 전반이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에서는 더 이상의 확전을 막는 것은 물론 파장을 최소화할 수 있는 화해의 전환점이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두 회사의 경쟁이 감정 싸움으로까지 이어지면서 협력사들은 바짝 긴장해 있는 상황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특허 소송은 지식경제부가 중재를 할 만한 사안은 아니지만, 업계 전반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의 역할이 있을지 살펴보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