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환진 DGIST교수 "출연연 모아 대형화해야"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연구 효율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현행 400~600명 규모로 돼 있는 조직을 모아 대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16일 대전 유성호텔에서 열린 `국가연구개발원 설립 및 운영방안에 관한 연구(총괄책임 손진훈 충남대 교수)` 토론회에서 주제발표자로 나선 노환진 DGIST교수는 “출연연을 대형조직으로 재구성해 자원의 잠재력을 높이고 사업중심으로 유연하게 `헤쳐 모여`가 가능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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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IST 노환진 교수가 출연연을 대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노 교수의 주제발표 모습.

노 교수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선 연구원 이중소속제(더블 어포인트먼트)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소속 연구원들이 평생 몸담을 기본 조직과 사업조직을 분리해 이중으로 운영한다면 현재 제기되는 연구기관 간 벽을 허물 수 있다는 시각이다.

출연연의 경제규모는 우리나라 국력과 인구수를 따져봤을 때 현재보다 3배 정도는 더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연구인력도 정예화하고, 연구자의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기본 연구비를 30% 정도 보장해야 한다는 얘기도 꺼내놨다.

노 교수는 또 “연구기관 내 연구인력과 지원인력(기술, 기능, 행정) 비율은 1대1이 바람직하다”며 “우리나라는 연구자들이 행정인력이 많으면 싫어하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연구인력대 지원인력 비율은 평균 6대4 정도 된다.

연구자는 연구에만 집중하고, 대신 잡무라고 일컬어지는 평가보고서 등 서류 및 행정처리는 모두 지원인력에 맡겨야 충실한 연구성과를 낼 수 있다는 논리다.

실제 일본산업기술총합연구소(AIST)는 지난해 기준 연구인력이 2288명이다. 반면 행정(661명)과 기술인력(1553명)을 합치면 2214명으로 연구인력과 대등한 수준이다. 독일 막스프랑크연구소는 연구인력 5378명에 지원인력이 1만1641명이다. 프랑스 CNRS는 연구인력 1만1450명, 지원인력 1만4180명이다.

노 교수는 “선진국에선 기관과 기술에 관한 상담이나 문제해결은 행정가가 다 하고 연구자는 오로지 연구만 한다”며 “길고 크게 보면 이러한 조직체계와 시스템이 집중해서 큰 성과를 낼수 있는 데 더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노환진 교수에 이어 김성수 한국화학연구원 책임연구원과 김선근 대전대교수가 나서서 `현장에서 본 출연연 발전방안`과 `국가기술경영의 과제 및 발전방안`을 발표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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