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AP 3강, 속내는 '이상동몽?'

미국시간으로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열렸던 CES2013에서는 스마트폰·태블릿에 쓰이는 각종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가 유례없는 경쟁을 펼쳤다. 엔비디아가 테그라4로 포문을 연데 이어 퀄컴은 스냅드래곤 800·600으로, 삼성전자는 엑시노스5 옥타로 맞불을 놓았다.

이들이 강점으로 내세우는 요소는 제각각이지만 쿼드코어를 이용하고 소비전력을 낮춘다는 점은 모두 동일하다. 단순히 동작클록만 높여서 성능 향상 경쟁을 벌이다가 코어를 여러개 넣고 전력 소모 줄이기 경쟁에 들어선 데스크톱용 CPU와 같은 노선을 밟고 있는 것이다.

◇ 그래픽 성능·전력 효율 높이고 LTE 탑재 = 가장 먼저 포문을 연 것은 엔비디아 테그라4다. ARM 최신 코어인 코어텍스 A15 프로세서 쿼드코어를 기반으로 두었고 테그라3에서 처음 선보였던 배터리 세이버 코어는 2세대로 진화했다. 스마트폰에서 HD 동영상을 최대 14시간까지 재생 가능하다는 것이 엔비디아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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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그래픽 향상인데 테그라3에 들어있던 12개 코어보다 6배 많은 72개 코어로 구성된 지포스 코어가 들어가 있다. 이 그래픽 기능을 이용하면 3D 게임 뿐만 아니라 웹브라우징 속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 어두운 곳에서 찍은 사진의 명암 표현을 보다 명확하게 해 주는 HDR 기능도 지포스 코어를 이용한다. 테그라 시리즈로서는 처음으로 LTE를 지원하는 것도 눈에 띈다. 현재 HTC 등 해외 제조사가 테그라4를 이용한 스마트폰을 곧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 스냅드래곤 S4프로보다 75% 빠르다? = 퀄컴이 CES2013에서 공개한 AP는 각각 스냅드래곤 800·600이다. 먼저 스냅드래곤 800은 최대 2.3GHz로 작동하는 크레이트 400 코어 4개와 아드레노 330 그래픽칩셋을 탑재했다. 처리속도도 LG전자 옵티머스G·구글 넥서스4 등에 쓰인 쿼드코어 AP ‘스냅드래곤 S4프로’보다 75% 이상 높아졌다는 것이 퀄컴 설명이다. 그래픽성능도 2배 가까이 높였다. LTE 모뎀과 5GHz 와이파이 규격 지원 기능도 함께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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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발표된 스냅드래곤 600은 최대 1.9GHz로 작동하며 아드레노 320을 탑재했다. 스냅드래곤 S4프로보다 최대 40% 이상 높아졌다. 주목할 만한 것은 현재 통용되는 HD 규격의 약 4배에 달하는 4K 동영상을 찍을 수 있다는 것. 스냅드래곤 800·600을 탑재한 스마트폰은 올 2분기 안에 출시될 예정이며 국내에서는 LG전자 옵티머스G 후속모델에 스냅드래곤 800이, 옵티머스뷰2 후속모델에 스냅드래곤 600이 쓰일 전망이다. 특히 퀄컴이 최대주주인 팬택 역시 베가R3 후속모델에 스냅드래곤 800을 쓸 가능성이 높다.

◇ 전력소모 낮추고 성능 높이고 = 라스베가스 현지 시간으로 9일 삼성전자가 공개한 엑시노스5 기반의 AP에는 ‘엑시노스5 옥타’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미 엑시노스5 듀얼이 구글 크롬북·넥서스10 등 주요 제품에 쓰이고 있고 앞으로 남은 제품은 쿼드코어로 점쳐지고 있던 상황에서 ‘8’을 의미하는 ‘옥타’라는 이름이 붙은 것이다. 다시 말해 칩 하나에 코어가 8개나 들어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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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실제 동작 구조를 보면 8개 코어가 동시에 동작하는 것은 아니다. 3D게임 등 높은 성능이 필요할 때는 고성능 코어텍스 A15 코어 4개가, 웹서핑·이메일등 높은 성능이 필요하지 않은 작업을 처리할 때는 저전력 코어텍스 A7 코어가 작동한다. 코어 수는 총 8개지만 사실상 쿼드코어나 다름없다. 두 프로세서를 전환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00만분의 1초에 불과해 이용자가 그 차이를 느끼기는 힘들다.

그렇다면 이렇게 쿼드코어 2세트를 번갈아 쓸 때 얻을 수 있는 이득은 어느 정도일까. 지난 10월 미국에서 개최된 ‘ARM 테크콘 2012’에서 삼성전자가 공개한 실험결과를 보면 이를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코어텍스 A15 기반 코어가 800MHz에서 사용률 70% 밑으로 떨어질 때 코어텍스 A7 코어로, 코어텍스 A7 기반 코어가 1GHz에서 사용률 95% 이상을 기록할 때 코어텍스 A15로 작동하게 한 상태에서 점검한 결과 전력소모가 최대 68% 가량 줄었다는 것이 삼성전자 측 설명이었다. 엑시노스5 옥타는 갤럭시S4, 갤럭시노트3 등 차세대 스마트폰에 탑재될 것이 유력해 보이며 오는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반도체 학술행사인 ISSCC에서도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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