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당선인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신설 미래창조과학부의 부총리급 격상을 검토한다. 미래창조과학부 형태에 따라 관련 부처 업무조정이 불가피해 부처 개편의 핵이 될 전망이다.
9일 인수위원회 한 관계자는 “박 당선인이 최근 부처 컨트롤타워를 언급함에 따라 과학기술 분야를 총괄하는 미래창조과학부를 부총리급으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인수위 관계자가 부총리급 검토 부처를 구체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다.
부총리급 과학기술부 부활을 약속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의 공약을 수용하는 의미도 덧붙여졌다. 박 당선인이 내세운 대통합 가치를 실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는 만큼 인수위가 수용할 가능성이 높다.
인수위 관계자는 “미래창조과학부의 부총리론은 박 당선인이 지난 7일 정부부처 간 정책을 조율하는 컨트롤타워 필요성을 제시한 것이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은 이날 “부처 칸막이로 정보공유 없이 정책을 만들면서 세금이 낭비되고 효율성도 낮아지는 것을 경험했다”며 “부처 간에 물 흐르듯이 소통이 돼 중복도 되지 않고 연계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를 둬 확실하게 책임지는 정부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기술 분야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로 △기초과학과 융합시너지과학, 두뇌 집약적 창의과학 등 미래선도 연구 지원 △미래사회 전반 연구와 과학기술 기반 미래사회 예측과 이를 토대로 한 정책수립 △융합형 연구공동체(학·연·산·지역)의 사회 기여와 글로벌 공동체 문제 해결 지원 △지식생태계 구축과 보호, 법·제도 지원 등을 담당한다.
부총리급 미래창조과학부는 단순한 과학기술부 부활이 아니라 타 부처 업무를 대거 이양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 국가과학기술위원회, 국가지식재산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교육과학기술부, 지식경제부, 기획재정부 등 7~8개 부처의 업무 조정과 위상 축소, 또는 업무 이관이 불가피하다. 지식재산(IP) 전담부처인 특허청의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이전도 점쳐진다.
하지만 부총리급 미래창조과학부에 반론도 만만치 않다. 미래창조과학부가 방통위의 정보통신기술(ICT) 기능까지 흡수하면 박 당선인이 적극 검토를 약속한 ICT 전담부처 신설과 상충된다. 글로벌 기술 환경변화에 거대 부처 미래창조과학부가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겠느냐는 비판적인 목소리도 있다. 또 인수위와 여당, 정부 내에 거대 부처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있어 부총리급 부처 탄생에 상당한 진통이 예상됐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