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혁신 기술개발과 발빠른 대응이 부품기업 살 길이다

전통적으로 전자부품업계가 가장 선망하는 분야는 자동차 시장이다. 자동차 시장은 진입장벽이 높은 대신 한 번 뚫으면 오랜 기간 안정된 매출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는 사람 목숨과 직결돼 있기 때문에 안전이 강조된다. 같은 기능을 하는 전자부품도 일반 가전제품 등에 사용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수많은 안전·신뢰성 테스트를 통과한 후에야 자동차에 사용할 수 있다. 자동차용 전자부품은 채택이 까다로운 만큼 다른 용도의 제품 보다 단가가 높아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통한다. 대표적인 수직계열 업종이기도 한 자동차는 안전이라는 특수성도 일정 정도 작용하겠지만 보수적인 색채를 띤다.

반면 최근 전자부품의 새로운 유망 시장으로 떠오른 스마트 기기 시장은 사정이 다르다. 스마트기기의 대량생산 추세에 따라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 선발 기업이 기반을 확고하게 다지고 있는 가운데 혁신적인 기술과 발 빠른 대응을 무기로 틈새를 비집고 시장에 진입한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이다. 자동차 업계는 아무런 연고 없는 전자부품 업체가 시장에 진입하기까지 10년 이상 걸린다는 속설이 있다. 어지간한 기초체력이 없는 기업은 시장에 진입하기 전에 문을 닫을 정도로 시장에 진입하기 어려움을 비유한 말이다.

아모텍이나 옵트론텍·블루콤 등은 시장 수요를 읽고 기술력을 집중한 끝에 성공에 이른 예다. 아모텍은 스마트폰 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됨에 따라 일본 TDK 등이 독점하던 코먼모드필터(CMF)와 근거리무선통신(NFC) 안테나를 국산화해 성공했다. 옵트론텍 역시 스마트폰 시장의 흐름을 읽고 카메라모듈에 들어가는 블루필터에 기술력을 집중해 시장 독점에 유리한 고지를 잡았다. 블루콤도 스마트폰용 리니어 진동모터로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대비 50% 이상 늘어났다.

필름콘덴서·저항 등 범용전자부품은 중국 중심으로 생산이 이뤄진지ㅣ 오래다. 부품기업이 살아남으려면 스마트 기기처럼 새로 펼쳐지는 시장 흐름을 재빨리 읽고 기술역량을 집중해 끊임없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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