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대한민국은 지금 `에너지힐링`에 빠졌다 <상> CSR이 에너지힐링으로

대한민국이 `에너지힐링`에 빠졌다. 라면상자나 쌀 포대로 연상되는 기존의 불우이웃돕기가 아니라 전기·가스·석유·연탄 요금이 부담되는 에너지빈곤층에 꼭 필요한 난방에너지 쿠폰과 현물을 지급해 따뜻한 겨울나기에 도움을 주고 있다. 한 발 더 나아가 수십년 전기요금 걱정하지 말라고 사회복지시설에 태양광발전설비를 기증하기도 한다. 정부가 모두 챙기지 못한 에너지 소외계층 지원에 나선 정유·전력·가스·신재생에너지 등 에너지업계의 `에너지힐링` 사업에 대해 3회에 걸쳐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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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영 SK이노베이션 사장이 지난달 열린 사랑의 연탄나눔 봉사활동에 참여해 연탄을 나르고 있다.

에너지기업들이 기업의 사회적책임(CSR)으로 에너지힐링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2011년 가구 소득의 10% 이상을 난방비 등으로 지출하는 에너지 빈곤 가구는 전체의 12.4%, 120만가구로 추정되고 있다. 이 가운데 에너지 복지 혜택을 받는 가구는 8.3%, 10만가구에 불과하다. 또한 에너지 빈곤 120만가구 중 노인 가구가 32.7%, 장애인 가구는 21.3%로 취약계층이 절반을 넘어서고 있다.

에너지기업들은 어차피 CSR 활동에 나설 것이라면 에너지기업으로써 가장 잘 할 수 있고, 도움이 절실한 에너지빈곤층을 보듬을 수 있는 사업을 펼치는 것이다. 회사의 지속적인 발전에 밑거름이 되고 더 나아가 국가경쟁력의 바탕이 되는 CSR 활동에 실효성을 더욱 높이는 전략이다.

에너지기업들은 한국에너지재단과 함께 다양한 에너지힐링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에너지재단의 사업은 △에너지효율개선사업 △난방유 지원사업 △LPG 지원사업 △전기요금 지원사업 △도시가스요금 지원 사업 등으로 구성된다.

정부의 에너지복지정책인 저소득층 에너지효율개선사업과 광열비(전기·가스비) 지원, 전기·가스 요금 할인, 난방유 지원 사업에 부족한 부분과 추가로 필요한 자금 등을 에너지기업이 메우고 있는 셈이다.

정유업계는 복지시설 에너지효율개선을 위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성금을 기탁하고 있다. 지난 2009년부터 2012년까지 4년 동안 총 426억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05년부터 매년 `사랑의 연탄 나눔` 활동을 전개하고 GS칼텍스는 올해 CSR전담팀을 구성해 어린이를 위한 힐링 사업 등 새로운 사회공헌프로그램을 확대 추진할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임직원들의 급여 1% 나눔 운동을 통해 소외 이웃 지원에 나서고 있다.

전력업계는 전기 제한공급가구의 미납된 전기요금을 지원하는 `저소득층 전기요금 지원사업`을 한국전력 등 민간기금으로 조성된 재원으로 추진하고 있다. 발전소 주변지역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전기 노후설비 교체와 안전점검, 고효율 조명등 교체, 오지 가정에 태양광발전설비 설치 등 사업을 펼치고 있다.

LPG업계도 `저소득층 LPG 지원사업`을 추진해 난방 및 취사용 연료지원이 필요한 저소득 취약가구에 LPG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대한LPG협회가 20억원 상당의 LPG바우처(교환권)를 지원했다. 신재생에너지업계에서는 한화가 전국 사회복지 공공시설에 태양광발전설비를 무료로 지원하는 `해피선샤인 캠페인`을 지난해부터 시작한 것이 대표적이다.

신정수 에너지재단 사무총장은 “에너지기업의 CSR이 에너지힐링 사업으로 집중되는 것은 실질적인 지원과 에너지빈곤층 문제 해소를 위해 바람직한 현상”이라며 “에너지업계에서 에너지원을 구분하지 않고 다양한 에너지힐링 사업으로 확대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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