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휘청…온라인 시장 위축
신용카드 무이자 할부 서비스 중단에 유통가가 휘청거리는 가운데 오픈마켓 업계도 패닉에 빠졌다. 지난해 경기 불황으로 위축된 유통시장에서 효자 노릇을 한 무이자 할부 마케팅 전략이 올해 무용지물이 돼 영업에 막대한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이 영향으로 온라인 유통시장의 성장세가 올해 처음으로 꺾일 수 있다는 우려도 벌써 나왔다.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둘러싼 카드사와 대형 가맹점 간 힘겨루기로 새해 벽두부터 무이자 카드 할부가 중단되자, 카드 구매 비중이 가장 높은 오픈마켓 소비자들의 반발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다.
업체마다 콜센터에 관련 문의가 빗발쳐 고객 응대에 진땀을 뺐다. 고가 가전제품, 명품 등 가격대가 높은 상품 판매는 얼어붙었다. 갑자기 사라진 무이자 서비스에 소비자와 판매자 모두 납득이 어려운 상황이다.
오픈마켓 업계 관계자는 “당장 무이자 할부 폐지로 전체 매출이 급감하지는 않았지만 일부 고가상품 등 매출 감소 분위기에 우려가 크다”며 “주력으로 펼친 무이자 할부 프로모션이기 때문에 향후 판매에 미칠 영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 무이자 할부 중단은 지난달 22일 시행된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 영향이다. 기존에 자사 카드 사용 촉진을 위해 해당 카드사가 더 많이 부담하던 무이자 할부 비용을 50% 이상 부담할 수 없도록 개정됐다. 가맹점 부담이 커져 무이자 할부 행사가 어렵게 됐다.
유통 업계 전체에 무이자 할부 폐지 여파가 심하지만 오픈마켓은 그 중 더 어려운 상황이다. 온라인 유통의 특성상 카드결제 비율은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자체 카드사를 보유하지 않아 무이자 할부 폐지 타격이 크다.
업체마다 대책 마련에 고심이다. 11번가는 결국 자사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올해 카드 3개사와 유지하던 10만원 이상 구매 시 6개월 이상 무이자 할부 행사 카드사를 다음 주 두 곳 더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당분간 지출을 늘려서라도 고객 불만을 해소하고 판매 위축을 막겠다는 것이다. G마켓과 옥션도 상황에 따라 중단된 무이자 할부 프로모션 재개 여부를 고심한다. 오픈마켓 업계 관계자는 “울며 겨자 먹기로 자체 마케팅 지출을 늘려서라도 6개월 이상 장기 무이자는 지속돼야 판매가 가능하다”고 내다보며 “2~3개월 단기 무이자는 역마진 우려 등으로 재개 가능성이 거의 없고 장기 무이자마저 현 부담구조가 장기화되면 결국 판매자와 소비자에게 전가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