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 조경현 교수팀, 가습기 살균제 원인 발견

지난해 봄 중증폐질환자의 돌연사 원인으로 지목된 가습기 살균제의 피해 원인을 밝힐 과학적 단서가 발견됐다. 영남대 단백질연구소(소장 조경현)는 최근 시중에 유통되는 가습기 살균제 원료(PHMG와 PGH)로 동물 실험한 결과 심장 대동맥에서 콜라겐 섬유화가 급격히 진행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7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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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대 단백질연구소가 가습기 살균제의 피해 원인을 밝힐 과학적 단서를 찾았다. 사진은 조경현 연구소장(가운데)과 김용재 대학원생(왼쪽), 김학현 씨.

연구소는 가습기 살균제 원료를 사람의 혈청단백질과 피부세포, 혈관세포 그리고 제브라피쉬의 배아 및 성체에 투여해 생리적 현상을 관찰했다. 그 결과 PHMG와 PGH가 심혈관 급성 독성, 피부세포 노화 촉진, 배아염증 유발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분석했다.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사람 피부세포에도 심각한 피해를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소는 PHMG 성분을 권장사용량대로 사람 피부세포에 처리한 결과 세포사멸이 너무 심해 더 이상 실험을 진행할 수 없었으며, PHMG를 10배 희석 처리한 경우에도 세포의 절반이 사멸했다.

피부세포 노화도 촉진되며 혈관 대식세포 변형 및 동맥경화 유발도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식세포는 선천적 면역을 담당하는 세포로, 변형이 발생하면 각종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다. 조경현 교수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 후 제품이 회수 및 판매 중단되었지만 아직 샴푸나, 물티슈, 살균용 스프레이 등에는 동일한 성분의 사용이 가능한 실정”이라며 “이번 연구가 생활용품 제조 성분의 안전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논문에는 특히 학부생으로 김학현 씨(생명공학부)와 대학원 과정 김재용 씨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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