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도 우리 기업은 고객중심 경영을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생산성본부(KPC·회장 진홍)가 미국 미시간대학 등과 공동 주관하고 지식경제부가 후원한 국가고객만족도(NCSI) 조사 결과 지난해 평균 점수는 72.8점으로 전년 72.4점 대비 0.6% 상승했다.

상승폭은 적지만 유로존 재정 위기, 미국 재정절벽 우려가 확산됐던 지난해 경제 상황을 감안하면 양호한 수준으로 해석된다.
경제 부문별로는 총 12개 부문 중 제조업, 보건·사회복지사업, 전기·가스·증기·수도사업 등 8개 부문 고객 만족도가 높아졌다. 운수업, 건설업, 교육서비스업, 영상·오디오기록물 제작배급업 네 부문만 전년에 비해 뒷걸음질쳤다.
산업별 NCSI 비교 조사 결과는 다소 편차를 보였다. 2011년과 비교 가능한 58개 산업 중 지난해 점수가 높아진 산업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26개에 그쳤다.
같은 제조업 중에서도 세탁기는 1점 올랐지만 PC·스마트패드·냉장고는 정체된 모습이었다. 스마트폰, TV, 에어컨은 1점씩 하락했다.
생활가전 부문에서는 대용량화, 디자인 개선과 더불어 본원적 성능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정보기술(IT) 제품 부문에서는 하드웨어(HW) 사용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콘텐츠 보급과 서비스 연계가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별 NCSI는 호텔(79점)이 가장 높았다. 병원서비스(77점), 준대형승용차·대형승용차·우편서비스(76점), 냉장고·전력공급서비스·아파트건설업·대형서점(75점) 등이 상위권에 포진했다. 2010, 2011년 2년 연속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던 아파트 건설업은 호텔에 1위 자리를 내줬다.
기업·기관별로는 영진전문대학이 89점으로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영남이공대학교(86점), 삼성물산(85점), 광주보건대학교(84점), 롯데호텔(83점)이 2~5위에 올랐다.
지난해 NCSI 조사 결과 특징은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졌다는 점이다. 산업별 고객 만족도 1위 업체의 평균 향상률은 1.1%였다. 반면에 중하위업체 평균 향상률은 1위 기업의 4분의 1 수준인 0.3%에 머물렀다.
경기 불황 장기화로 산업 전반에서 제품·서비스 가격 민감도가 고객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이 커졌다는 것도 또 다른 특징이다.
공공행정, 국방, 사회보장행정 부문은 전년 대비 3.6%로 비교적 높은 NCSI 향상률을 기록했다. 이들 부문은 경찰 행정, 세무 행정, 쓰레기 수거 등 고객이 직접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 형태다.
반면에 지난해 하락폭이 가장 컸던 운수업 부문은 지하철, 철도, 항공 등 급등하는 유가 영향에 직격탄을 맞아 고객 만족도가 떨어졌다.
조사를 주관한 KPC 측은 “지난해 경기 불황 악재가 고객 만족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지만 이 같은 외부 요인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가 중요하다”며 “고객중심 경영을 기업 운영의 핵심 가치로 인식하고 질적 서비스 개선에 주력한 기업은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