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ICT CEO 새해 경기 전망 "중소기업 중심으로 투자 늘린다"

`나쁘지 않다.` 전자신문이 정보통신기술(ICT)산업을 이끌고 있는 최고경영자(CEO) 303명을 대상으로 `새해 경기 전망`을 조사한 결과다. 몇몇 기관이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에 비교하며 올해 극도로 어려울 것이라는 조사 결과 보다는 희망적이다. 조사는 지난달 10일부터 18일까지 9일간 전자신문 연구센터인 ETRC 지원으로 진행했다.

올해 경영환경은 `힘들 것`이라는 목소리가 많다. 지난해도 힘들었지만 올해도 녹록치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특이한 것은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의 희망적인 견해가 많았다. 가장 큰 불안요인은 `내수시장 여건 악화`다. 해외는 미국을 중심으로 긍정적인 신호가 들리지만 내수시장은 큰 변화가 느껴지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불안한 경기에도 긍정적인 신호가 여럿 보인다. 투자 측면이다.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올해 경기 불안에도 과감한 투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ICT벤처업계가 `불황에 투자해 호황에 수익을 창출한다`는 인식이 확산한 결과로 보인다. 몇 차례 불황 등 위기를 겪으면서 어려울 때 투자해야 치고 나가고 경쟁사 추격을 따돌릴 수 있다는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경기 악화 대응책에서 잘 알 수 있다. `신사업 발굴` 시각이 가장 많았다. ICT산업에 있어 사람 중요성이 큰 만큼 `인력 구조조정` 의견은 극히 일부에 그쳤다. 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정부 대응책에서도 `자금`과 함께 `규제 완화`와 `신사업 발굴` 의견이 많았다. 규제를 줄이고 신사업 발굴을 지원한다면 ICT업계가 힘을 낼 수 있다는 답변이다.


◇경제상황과 전망

현 경기상황에 대해 `불안하다`는 시각이 많았다. 지난해의 불황을 벗어나 `회복되고 있다`는 시각은 7.8%에 불과하다. 회복을 확신하지 못하는 `정체돼 있다`는 시각이 51.5%였다. 회복은 커녕 오히려 `악화하고 있다`는 응답도 40.7%였다. 이 같은 경기 인식은 여타 기관과 유사하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달 조사한 올 1분기 기업경기전망(BSI) 조사 결과, 1998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근접했다.

기업규모별로 보면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의 체감 경기가 긍정적이다. `회복되고 있다`는 응답에서 대기업 비중은 3.3%에 불과한 반면 중소기업은 9.2%였다. 대기업의 부정적 시각이 높은 데에는 최근 `경제민주화`가 정치권을 중심으로 화두가 되면서 앞으로 경기 불안요인이 더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기 전망 조사결과도 기업 CEO의 우려가 크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지난해와 비교한 올해 경영환경에 대해 `나아질 것`이라는 시각이 22.8%에 그쳤다. `작년과 동일하다`가 26.9%였으며 `작년보다 더 어렵다`는 시각도 절반을 넘는 50.4%였다. 기업 규모별로는 중소기업의 경영 환경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올해 나아질 것`이라는 응답에서 중소기업은 27.6%로 높지만 대기업은 그 비중이 6.6%로 내려간다. `작년보다 올해가 더 어렵다`는 부정적 답변도 중소기업은 46.9%로 대기업(62.3%)보다 낮았다.

중소기업의 긍정적 전망이 많은 데에는 불황기가 `위기이자 동시에 기회`라는 인식 때문이다. 새로운 시장 트렌드 여파로 기존 지배적 사업자가 더 어려울 수 있다. 다국적 기업은 비용절감 일환으로 구매처를 바꾸면서 신규 사업자에게는 기회요소가 된다. 불황기를 기회로 활용한 기업의 한 임원은 “평상시에는 우리와 같은 기업을 거들떠보지도 않던 대기업들이 힘들어지자 먼저 찾곤 한다”고 설명한다.

◇올해 경제 불안요소

`새 정부 내수시장 살리고 성장률 회복시킬까.`

내수시장과 성장률은 ICT기업인이 올해 경영 계획 수립과정에서 가장 우려하는 요소다. 10곳 기업 가운데 3곳인 30.2%는 `내수여건 악화`를 꼽았다. 지난해 경우 내수시장도 침체였지만 무엇보다 유럽발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가 컸다. 하지만 해외발 악재가 어느 정도 정리수순에 들어가고 미국 경기도 회복될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내수시장에 대한 걱정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31.1%)과 중소기업(30.0%) 모두 30%대 높게 나타났다.

산업 성장률 둔화도 경영 계획 수립에 어려움을 줬다. 전체의 28.4%가 성장률 둔화를 꼽았다. 대기업은 42.6%로 `내수시장 악화`(31.1%)보다 높았다. 중소기업은 24.2%였다. 올해 2%대(2.2% 예상)에 이어 내년에도 2% 후반에서 높아야 3%대 초반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크게 영향을 줬다. 지난해 부진한 것을 고려한 `기저효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부진한 성장률이 기업의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다. `자금조달 애로`는 중소기업에서 압도적으로 높았다. 대기업은 1.6%로 극히 일부인 반면 중소기업은 18.8%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최근 호실적을 바탕으로 ICT대기업 상당수가 아직 자금난을 겪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10.8%가 언급된 `수출여건 악화`는 대기업이 16.4%로 중소기업 9.2%보다 크게 높았다. 인력 확보난은 전체적으로 10.4%가 언급된 가운데 중소기업이 12.1%로 대기업(4.9%)을 크게 앞섰다. `원자재 등 비용상승`을 꼽은 응답은 2.6%로 낮았다. 경기침체에 따른 원자재 가격 하락 예상 결과로 보인다.

◇투자와 채용은

올해 불황이 우려됨에도 투자와 채용에는 긍정적 신호가 여럿 나타난다. 침체기를 기회로 삼고자 하는 ICT기업 CEO의 열정이 담겨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작년과 비교한 올해 투자 계획에 대해 `확대` 응답이 41.4%를 보인 반면 `축소` 답변은 20.9%에 그쳤다. 대기업은 확대 응답이 19.7%로 높지 않았지만 중소기업은 47.9%에 달했다. 경기 우려감이 큰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공격적 경영을 펼치는 셈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달 전국 500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올해 설비투자 계획을 조사한 결과, 올해 투자규모를 평균 1.3% 늘리는 데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기업은 4.5% 확대하겠다고 했지만 중소기업은 0.4% 증가에 그쳤다. ICT 중소기업이 여타 산업 중소기업과 비교해 불황기를 기회로 삼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해석된다.

유형별로 보면 올해 투자를 `대폭 확대하겠다`는 응답은 13.8%였다. 대기업은 0%로 한 곳도 없었지만 중소기업은 17.9%에 달했다. `소폭 확대`는 27.6%인 가운데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각각 19.7%와 30.0%였다.

`작년과 비슷한 수준 투자`와 `투자 축소` 응답은 각각 37.7%와 20.9%였다. 소폭 축소는 16.4%였으며 대폭 축소는 4.5%로 소수에 그쳤다. 소폭 축소 응답은 대기업(4.9%)과 중소기업(4.3%) 모두 높지 않았다.

투자 걸림돌로는 `경기 상황`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10곳중 7곳인 69.6%가 `대내외 경제여건 악화`를 꼽았다. 대기업은 그 비중이 85.7%로 높았고 중소기업도 60.0%였다.

다음으로는 자금조달(16.1%)을 많이 들었다. 대기업(4.8%)보다 중소기업(22.9%) 비중이 크게 높다. `정책 불확실성`과 `정부 규제`는 각각 7.1%와 1.8%였다. 대기업 응답은 한 곳도 없는 가운데 중소기업이 각각 11.4%(정책 불확실성)와 2.9%(정부 규제)였다.

공격적 경영은 채용에서도 확인된다. 작년과 비교한 올해 채용 계획에 대해 `확대` 응답이 40.7%로 `축소` 답변 19.7%보다 역시 두 배 가량 많았다.

`대폭 확대` 응답은 대기업이 1.6%로 높지 않았지만 중소기업은 14.0%였다. `소폭 확대` 경우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각각 19.7%와 32.4%였다. 대폭과 소폭을 합한 중소기업 채용 확대 계획은 46.4%였다. 올해와 비슷한 수준은 40.7%인 가운데 축소 응답은 대기업이 19.6%로 중소기업 18.3%보다 높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소폭 축소`가 각각 18.0%와 13.0%로 `대폭 축소`(대기업 1.6%, 중소기업 5.3%)보다 크게 앞섰다.

[신년기획]ICT CEO 새해 경기 전망 "중소기업 중심으로 투자 늘린다"
[신년기획]ICT CEO 새해 경기 전망 "중소기업 중심으로 투자 늘린다"

김준배·한세희기자 joon@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