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이상 사용자에겐 여전히 '국민 게임'
지난 달 말 애니팡, 드래곤 플라이트 등 카카오톡 기반 모바일 게임의 인기가 출시 3주차를 기점으로 한풀 꺾인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실제로 앱 마켓 순위는 새로 출시되는 카카오 게임을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했다. 12월에만 17일까지 14개의 카카오 게임이 출시됐는데, 선택폭이 넓어지면서 인기 순위의 장기 집권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그러나 카카오 게임의 성공을 이끈 애니팡, 드래곤 플라이트는 꾸준히 중·상위권에 머물고 있다. 굴지의 게임사 넥슨, 컴투스, 위메이드의 신작 출시에도 일정 수준을 유지한다. 단지 시장 선점 효과로 보기엔 석연치 않다. 대체 어떤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는걸까?
앱 통계 조사 서비스 앱랭커(AppRanker)의 도움으로, 연령별, 성별에 따른 앱 사용량을 분석했다. 10대, 20대, 30대, 그리고 40대 이상 남성 및 여성 사용자의 사용 데이터를 통해 나이·성 별 앱 이용실태를 알아봤다. 조사 기간은 12월 2주차(12.10~16)이며 순위 기준은 DAU(일간 사용자 수, Daily Active User)에 따른 점유율이다.
◇전 연령층이 애용하는 앱은
최근 다운로드 횟수를 기반으로 한 앱 마켓의 인기 순위가 아닌, DAU 순위에서 `카카오톡`은 독보적인 존재다. 전 연령, 성별대에서 1위다. 포털 앱 NHN의 `네이버` 역시 고른 사용량을 보였다.
카카오 게임도 고른 연령층이 애용했다. 대부분의 순위에서 상위권에 올랐다. 30대 연령층에는 6개의 카카오 게임이 20위 안에 포함됐다. 20대에서도 4~5개의 게임을 포함시켰다.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등 SNS 앱 역시 전 연령층이 고르게 사용했다. 페이스북은 10대와 20대의 이용량이 특히 높았다. 카카오톡 가입자를 기반으로 한 SNS `카카오스토리` 역시 입지를 굳혔다. 40대 여성을 제외한 나머지 부문에서 2위에 올랐다.
◇30대 이상 유저는 여전히 애니팡 삼매경
애니팡과 드래곤 플라이트는 삽십대 이상 스마트폰 이용자에게 여전히 국민게임인 것으로 조사됐다. 드래곤 플라이트는 30대 이상 이용자 사용량 4위에 올랐으며, 애니팡이 5위권으로 뒤를 이었다. 순위 변동이 거의 없는 일부 앱을 제외하면 최상위권이다. 화요일마다 새로운 카카오 게임이 쏟아짐에도 일정 순위와 매출을 유지하는 원동력인 셈이다.
반면, 20대 부문에서 두 게임은 8~12위 대에 머물렀으며, 10대는 13위권 아래다. 심지어 10대 여성은 애니팡을 거의 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체로 적은 연령대일수록 새로운 즐길거리를 찾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고연령층은 반대다. 스마트폰 사용에도 비슷한 행태를 보인다. 3~40대는 1~20대에 비해 앱 마켓의 순위와 신작에 덜 민감하다. 콘텐츠 소비속도도 느리다. 짧은 시간에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캐주얼 게임이라는 점도 이점으로 작용했다.
◇남성과 여성, 이런 앱을 좋아해
성별에 따라 이용앱의 종류가 크게 다르진 않았다. 연령대별 남성 사용자와 여성 사용자의 선호 앱은 대체로 비슷한 것으로 조사됐다. 10대 남성 3위의 GO 런처 EX는 10대 여성 사용 4위에, 10대 남성 4위의 네이버 앱은 10대 여성 3위에 랭크됐다.
다소 의외의 순위도 눈에 띈다. 사진 편집 앱 `포토원더(PhotoWonder)`, `싸이메라`는 10대와 20대 남성들의 사용량이 높았다. 30대 남성 순위에서도 11위에 올랐다. 그러나 정작 이미지 편집과 보정에 관심이 많을 것 같은 여성들은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GO 런처 EX, GO 락커 등 스마트폰 UI를 변경하거나 테마를 바꿀 수 있는 데코레이션 앱 역시 미세하게나마 남성 사용자의 선호도가 더 높았다. 폰꾸미기 어플천국 등은 남성 사용자 순위에만 포함됐다. 꾸미는덴 무심할 것 같은 남성들 역시 스마트폰에는 제법 섬세한 사용 행태를 보이는 셈이다.
리그오브레전드(LOL) 백과사전은 유일하게 10대 여성의 사용 순위에서 모습을 보였다. 인기 온라인 게임인 리그오브레전드의 가이드앱으로, 온라인 커뮤니티을 통해 상세한 공략법을 얻지 못한 여성 라이트 유저들이 많이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자료제공:앱랭커(www.appranker.co.kr)>
이종민 기자 lj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