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에 빠진 일본 전자업체 샤프의 `돈맥경화`가 일부 해갈됐다. 퀄컴이 총 100억엔(약 1300억원)을 투자해 스마트폰용 저전력 LCD 패널을 공동 개발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최근 해외 TV공장 세 곳을 대만 혼하이정밀공업에 매각하는 데 성공했다. 인텔·델 등과도 대규모 자금조달을 위해 협의를 진행 중이다.
4일 니혼게이자이, 로이터 등은 샤프가 독자기술인 `이그조(IGZO)` 패널 기술을 제공하고 퀄컴이 100억엔을 출자해 스마트폰용 저전력 LCD 패널을 공동 개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퀄컴은 연말까지 50억엔을 투자하고 이후 패널 개발이 완료되면 추가로 50억엔을 출자해 샤프 지분 약 5%를 확보할 계획이다. 샤프 이그조 패널은 전력소모가 적어 PC부터 스마트폰, 스마트패드 등에 폭넓게 사용된다.
그동안 퀄컴은 샤프에 투자를 검토한 인텔·델 등보다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었다. 그러나 이번 투자로 스마트폰 시대 시장 재편에 공격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퀄컴은 모뎀칩에 이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 핵심 사업 호조에 힙입어 세계 3대 반도체업체 순위에 등극했다. 향후 스마트폰용 LCD 개발로 인해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샤프는 최근 멕시코, 중국 난징, 말레이시아 등 TV 조립공장 세 곳을 대만 혼하이에 500억엔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일본 언론은 인텔이 300억~400억엔을 샤프에 출자하고, 델이 200억엔어치의 주식 또는 채권 매입 형태로 샤프에 투자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샤프가 인텔·델 등과 막바지 조율에 들어가 곧 자금회전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샤프는 TV와 LCD 등 핵심 사업 부진 등으로 2012 회계연도 3000억엔 순손실을 기록,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자기자본비율도 10% 이하로 떨어졌고 주가는 최근 38년 만에 최저로 곤두박질쳤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