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의 스마트폰 단말 비용이 가계 통신비 증가를 견인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통신서비스 이용 비용은 오히려 감소했지만 단말 구입 비용이 50% 이상 늘어 가계통신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 통신비 절감을 위해 정책 초점을 통신서비스 요금 인하가 아닌 단말 가격 인하에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더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 등 단말 비용 50% 이상 급증
통계청이 발표한 3분기 가계동향 조사결과에 따르면 가계 통신비는 15만5300원으로, 2분기 15만4400원보다 0.58%(900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스마트폰 등 통신장비 구입비용은 9500원, 통신서비스 비용(통신이용료+부가서비스료)은 14만5500원 등으로 집계됐다.
3분기 통신장비 구입비용은 지난 2분기 6000원보다 58.3%가 늘어났다. 반면에 통신서비스 이용 비용은 14만8200원보다 1.8%가 줄었다.
통계청은 고가의 스마트폰 구입 비용 증가에서 비롯된 결과로 분석했다. 스마트폰 구매자가 늘어 가계지출 항목에서 통신장비 비용이 증가했다는 판단이다.
이용자의 통신요금에 대한 인식 변화도 감지된다. 방송통신위원회와 이통 3사는 지난 9월 이후 이동통신요금 고지서에 단말 할부금과 이통서비스 이용 요금을 구분, 표시해, 통신 요금에 대한 이용자 오해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실과 괴리감 여전···정책 타깃 변경해야
3분기 가계동향 조사 결과는 통신서비스와 통신 장비 요금 구분에 대한 이용자 인식 전환이 이뤄지고 있음을 방증한다.
이 뿐만 아니라 대선 후보를 비롯해 차기정부가 지향해야할 통신요금 정책에 대한 방향성도 시사한다.
하지만 통계청의 통신장비 구입 비용 역시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는 비판은 여전하다.
통계청이 3분기 통신장비 구입비용을 9500원으로 산출했지만, 이통사 청구서 분석 결과 가구당 평균 단말 할부금은 4만8000원이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현실과 5배 이상 차이나는 잘못된 통계로 가계통신비에 대한 오해와 불신 초래할 우려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단말 구입 비용이 가계 통신비 증가 원인으로 확인된 만큼 가계 통신비 부담 경감을 위한 해법을 단말 가격에서 찾아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제조사의 저가 단말 출시를 유도하고 단말 유통 구조를 개선하는 등 새로운 방법론을 동원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문이다.
2012년 2분기 3분기 가계통신비 추이(단위:원)
자료:통계청, 우편 서비스 제외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