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서 표심을 겨냥해 통신비 인하 공약을 앞 다퉈 내놓고 있는 가운데 이동통신료가 물가하락을 견인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통신료 이외에도 TV·휴대폰·PC 등 IT기기 대부분이 물가상승을 억제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13일 발표한 `2001~2011년 소비자물가 상승요인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이동통신료는 지난 10년간 21.7% 크게 하락했다. 2001년 이동통신료지수는 123.9에서 지난해 97.0으로 낮아지며 전체 소비자물가지수보다도 하락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2001년 76.1에서 지난해는 104.0으로 올랐다. 품목물가지수가 소비자물가지수보다 낮다는 것은 물가 하락 요인이라는 의미다.
전경련은 “문자메시지 요금 인하, 망내 할인 확대, 초당과금 시행 등 다양한 정책과 기술개발로 이동통신요금이 인하됐다”며 “그럼에도 이동통신요금에 국민 체감물가 수준이 높은 것은 부가서비스, 롱텀에벌루션(LTE) 등 고품질서비스 사용 증가와 다양한 요금 출시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이동통신료뿐만 아니라 휴대폰도 물가상승을 이끌지는 않았다. 휴대폰 지수는 2001년 625.9로 당시 소비자물가지수 76.1과 비교해 8~9배나 높았으나 지난해는 98.2로 처음 소비자물가지수(104.0)를 밑돌았다.
휴대폰뿐만 아니라 IT제품 대부분이 소비자 물가 상승을 억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0년간 소비자물가 상승기여도가 36.7인 가운데 20대 하위 품목 대부분이 IT제품이었다. TV가 -2.90으로 가장 높았으며, 이동전화료(-2.57) 컴퓨터본체(-1.32) 휴대폰(-0.76) 모니터(-0.70) 등의 순이었다. 미디어재생기기(-0.20) 프린터(-0.19) 김치냉장고(-0.18) 세탁기(-0.14) 노트북컴퓨터(-0.10) 인터넷이용료(-0.10) 에어컨(-0.08) 냉장고(-0.04) 등도 물가 하락 요인이 됐다. 물가상승기여도는 개별 품목의 물가지수와 가중치를 적용해 산출하며, 음(마이너스)의 값은 물가하락 품목이다.
엄지혜 전경련 규제개혁팀 연구원은 “통신료에는 통화료 이외에 단말기 가격 등이 포함돼 있어 국민 체감 물가가 높은 것”이라며 “농축수산물 경우 가격변동이 심한 반면에 IT제품은 우리 기업이 경쟁하고 있고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원가절감 노력으로 가격이 내려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전경련은 보고서에서 지난 10년 소비자물가지수를 분석해 보면 비독과점품목이 소비자물가 상승을 견인해 대기업 시장지배력이 큰 독과점품목 가격상승률이 비독과점품목보다 높을 것이라는 인식과 다른 결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독과점품목 상승률은 28.1%로 비독과점품목 상승률 37.9%보다 9.8%포인트 낮았다. 대표적으로 모든 품목이 비독과점인 농수축산물은 63.4% 상승했다.
※자료:전국경제인연합회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