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고의 게임 기업들 '날개 없는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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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게임 업계를 이끌어가는 쌍두마차 넥슨과 엔씨소프트 기업 가치가 동반 몰락했다. 양사 주가는 모두 연중 최저치로 떨어졌다. 양사가 끈끈한 협력 의지를 밝혔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랭했다.

12일 일본 도쿄 증시에 상장된 넥슨 주가는 690엔으로 마감했다. 900엔대를 힘겹게 유지하던 넥슨 주가는 지난 9일 766엔으로 폭락했다. 주말을 거친 후에도 하락세가 이어져 12일에도 10% 이상 빠졌다.

공모가 1300엔의 절반에 가깝다. 연중 최고치인 지난 7월 10일 1693엔의 40% 수준이다. 넥슨 주가는 10월 12일 처음으로 1000엔 아래로 떨어졌다. 같은 달 17일과 18일 1000엔대를 반짝 회복했지만 19일 이후 계속 900엔대에 머물렀다. 지난해 12월 일본 상장 이후 일년 만에 4조원이 사라졌다.

엔씨소프트 12일 주가는 17만500원이다. 넥슨과 마찬가지로 연중 최저치다. 52주 최고치 35만5500원의 절반을 밑돈다. 넥슨이 주당 25만원에 지분 14.7%를 사들였던 6월 당시보다도 30% 이상 감소했다. 넥슨의 평가 손실액은 2300억원을 웃돈다.

지난주 발표한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면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블레이드&소울` 등 신작의 매출이 기대보다 저조하고, `리니지` `리니지2` 등 기존 작들의 매출 하락폭이 커졌기 때문이다.

증권가의 반응은 차갑다. 전문가들은 온라인 게임 사업이 주력인 양사의 성장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평가를 내놨다. 모바일 사업이나 이머징마켓 개척이 아니라면 당분간 반등할 가능성이 낮다고 바라봤다. PC 온라인 게임 시장이 벽에 부딪혔고, 보다 적극적 사업전환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최찬석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넥슨이 온라인 게임 기술력은 뛰어나지만 모바일 사업에서는 일본 모바일 게임사 글룹스 인수 외에는 사실상 성과가 없다”며 “`마비노기2` 등 엔씨소프트의 합작 결과물도 빨라야 내후년에나 나올 것이기 때문에 당분가 주가 반등은 어렵다”고 밝혔다. 최 연구원은 “모바일 사업에서 대형 인수합병이나 획기적인 사업전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창권 KDB대우증권 연구원도 “온라인 게임 시장이 성숙기에 이르면서 고객 이탈로 양사 실적 모두 기대치보다 낮았다”며 “좋은 콘텐츠는 반드시 성공하는 만큼 적극적 해외 진출이나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 IPTV 등 새로운 시장에 도전해야한다”고 말했다.

일본 증시 반응 역시 마찬가지다. 니혼게이자이는 12일 “NTT도코모 등 대기업이 게임 사업에 나서는 등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며 “중국과 한국 게임 사업은 호조지만 (과거와 같은) 성장세가 없어졌다”고 분석했다.


넥슨·엔씨소프트 52주 주가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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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