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인터넷·게임업체인 텐센트가 해외 4개 자회사와 함께 100여개 한국 게임사를 대상으로 대규모 기업설명회를 열고 공동 구애에 나섰다. 우수한 국내 온라인 게임은 물론이고 스마트폰 게임까지 중국을 비롯한 러시아, 동남아, 남미시장까지 가져가겠다는 공격적 계획을 세웠다.
5일 텐센트코리아가 주도한 글로벌 퍼블리싱 세미나는 지사 설립 후 5년 만에 열리는 대규모 행사다. 연락사무소로 출발한 텐센트코리아는 가파른 상승세에 힘입어 법인으로 전환, 웹게임 `춘추전국시대` 등 직접 서비스를 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행사에서는 국내 게임사에 보내는 텐센트의 러브콜이 눈에 띄었다. 텐센트 본사에서 마크 런 텐센트게임 사장과 스티븐 마 부사장도 참석했다. 러시아 최대 IT기업인 메일닷루, 베트남 VNG, 남미와 필리핀 유력 퍼블리셔인 레벨업, 인도네시아까지 서비스를 확대하는 싱가포르의 가레나 등 텐센트가 투자한 각국 업체 수장들이 직접 시장 전략을 발표했다. 장기 불황과 연이은 온라인 게임 흥행실패로 국내 투자가 약화된 상황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신흥시장을 선점해야한다는 전망을 내놨다.
스티븐 마 부사장은 “텐센트는 중국 전체 게임시장이 둔화되는 가운데도 수년간 고속성장을 하며 눈부신 성과를 내놨다”며 “아시아 게임사들이 힘을 합쳐 온라인 게임이라는 세계 일류 상품을 더 넓은 시장에 내놓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리 포레스트 가레나 대표는 “한국은 세계 수준의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나라”라며 “게임업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동남아시아와 대만에 우수한 품질의 게임을 서비스하기 위한 파트너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텐센트그룹이 한국을 전진기지 삼아 인도네시아, 남미 등 신흥시장 공략을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바라봤다. 텐센트는 우수한 국내 온라인 게임을 싹쓸이해 중국 시장을 평정했다.
`던전앤파이터`에 이어 2008년 `크로스파이어`를 중국 시장에 서비스해 중국 내 인기 1위 게임으로 만들었다. 그동안 6%에 머물렀던 중국 시장 점유율도 샨다, 넷이즈 등 경쟁사를 제치고 3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 내 1위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게임 매출은 2조8000억원을 웃돈다. 국내 온라인 게임 최대 흥행작인 `블레이드&소울`과 기대작 `아키에이지`의 판권도 일찌감치 확보했다.
텐센트는 2010년을 기점으로 탄탄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해외 투자에 눈을 돌렸다. 해외 서비스 영업망 확보는 물론이고 `리그오브레전드`의 개발사 라이엇게임즈에도 거액의 지분 투자를 완료했다. 국내에도 캡스톤파트너스를 통해 레드덕, 버티고우게임즈, 탑픽 등 국내 게임회사 10곳 이상에 투자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