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동통신업체들이 동부를 강타한 초특급 허리케인 `샌디`로 인해 피해를 입은 네트워크 복구에 온 힘을 쏟고 있다. AT&T와 T모바일은 같은 방식의 네트워크를 사용하는 덕분에 가입자 간 공유를 시작했다. 버라이즌은 6억달러 재난 보험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다.
1일 CNN 등 외신은 미국 뉴욕과 뉴저지주 AT&T와 T모바일 가입자들이 같은 네트워크를 사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공유는 미 통신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들이 재난 지역에서 휴대폰을 사용하면 가장 가까운 네트워크가 자동적으로 연결된다. 추가 요금도 없고 새롭게 설정을 할 필요도 없다.
버라이즌은 지난해 든 재난 보험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 보험 안에는 320개 장비를 지원하겠다는 내용도 있어 현재 긴급하게 투입된 상황이다. 하지만 아직 전력 공급에 차질이 있어 정확한 복구 날짜는 확정 발표하지 못했다.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이 날 동부 10여개 주 158 카운티의 통신기지국 4분의 1가량이 파손됐다고 밝혔다. 통신사 전체 서비스가 완전히 복구 되기까진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하며 비상용 보조 발전기를 가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케이블TV 사업자도 마찬가지다. 지역 가입자의 25%가 광대역통신인터넷이나 케이블TV 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 율리우스 게나촙스키 FCC 의장은 “통신사들이 다시 서비스를 재개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다”며 “특히 휴대폰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피해 상황은 속속 집계 중이다. 스프린트는 “서비스가 충격에 빠졌다”고 언급했지만 고객 피해 정도는 밝히지 않았다. T모바일은 뉴욕에서 20%, 워싱턴에서는 10%가량의 네트워크가 다운됐다고 전했다.
버라이즌은 고객들이 전화를 걸면 `모든 라인이 바쁘다`는 자동응답만 지속되는 상황이다. 버라이즌 관계자는 “네트워크에 손상이 가서 비정상적으로 반응한다”며 “전화를 걸지 않는 것이 우리를 도와주는 것”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자 FCC는 예비전력망 설치에 관한 법률 마련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미국에는 무선 통신망의 예비전력 설치와 관련한 법률이 없다. FCC가 지난 2007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이후 예비전력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제출했으나 통신 회사들이 이에 반대하며 무산됐다. FCC 공공안전·국토안보국 전 국장인 제이미 바넷은 “재난이 닥쳤을 때도 무선 통신망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FCC가 행동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게나촙스키 의장 역시 “피해 복구작업이 완료되면 (설치에 대한)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