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2012]기고/ 지스타 민간이양 첫해를 바라보며

◆최관호 한국게임산업협회 회장

8일 부산에서 우리나라 게임인들의 큰 잔치인 지스타가 열린다. 이 축제가 시작된 2005년부터 8회째를 맞는 올해까지 지스타는 우리나라 게임시장의 성장과 그 맥을 같이해 왔다. 올해는 민간 주도로 치러지는 첫 해이기 때문에 더욱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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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관호 한국게임산업협회 회장

한편으로 국내적으로 심화된 게임산업 규제와 경기침체의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역대 최대`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듯 지난해보다 규모도 더 커졌다. 분명 성공이다. 앞으로의 숙제도 만만치 않다.

민간 주관은 지금까지의 외형적 수치나 전시성 행사에 치중하기보다 실질적인 가치를 더 높이겠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미국 E3나 독일 게임스컴과 같은 세계적인 게임 전시회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지스타에 참가기업이나 관람객이 자발적으로 찾아오는 의미를 갖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선 지스타는 외국기업에 참여 동기를 부여하는 행사가 돼야 한다. 이웃한 차이나조이나 도쿄게임쇼를 보면 갈라파고스 행사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자국 기업만이 참여하는 게임쇼는 발전 가능성이 없다. 우리 지스타 또한 별반 다르지 않다. 아무리 국내 게임시장이 성장했더라도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겨우 6% 남짓이다.

우리나라 게임 시장은 아시아 중심으로 성장 중이다. 외국 기업이 우리나라의 개발력이나 이용자의 수준을 높게 평가하고, 최고의 테스트베드로 꼽는 것을 주저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스타는 이 기회를 이용해 지금보다 더 글로벌한 자리로 만들 필요가 있다. 외국 기업이 직접 찾아와야만 하는 당위성을 강화하고 더욱 널리 알리는 행사가 돼야 한다.

다음으로 지스타는 관람객 중심으로 180도 바뀌어야 한다. 지스타가 관람객이 좋아하는 국민축제가 돼가고 있다는 점은 분명 좋은 신호다. 11월에 열리는 축제 하나가 우리나라 게임과 산업 전반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바꿀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된다는 것 아닌가? 그동안의 지스타가 많은 관람객이 다녀갔다는 규모를 알리는 데만 치중해왔다면 이제부터라도 다시 돌아봐야 한다.

지스타에 다소 적은 숫자의 관람객이 찾아왔더라도 개개인의 만족도를 높이고, 소외계층이나 세대의 벽을 허무는 행사로 자리매김한다면 가히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 올해 지스타에도 첫날 소외계층만을 위한 별도의 시간을 마련했다.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형 축제 행사도 준비했다. 앞으로 지스타는 여기에 머물지 않고 앞으로도 더 국민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행사로 거듭나야 한다.

지스타는 더 이상 전시 참가 기업만의 행사가 아니다. 세계 게임 산업 전체와 축제를 즐기고자 하는 관람객의 것이다. 8살에 초등학교에 입학하듯, 지스타는 이제 부모님의 손을 떠나 새로운 학습의 길로 떠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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