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다음 등 토종 포털이 국내 인터넷 주도권을 장악한 `2002년 체제`가 정점을 찍었다. 야후코리아가 국내 시장에서 철수하고 다음커뮤니케이션이 독자 검색 광고 사업에 나서면서 국내 인터넷 기업의 포털 시장 장악이 마무리됐다.
2002년 이래 지속돼온 네이버·다음 중심의 시장 개편 작업을 확실히 마쳤다는 상징적 사건이다. 하지만 최고 전성기는 곧 새 시대로의 변화를 내포한다. 스마트폰과 카카오톡으로 대표되는 모바일 시대를 맞아 인터넷 업계는 새로운 격랑에 휘말렸다.
◇안녕, 야후코리아=2000년대 초반 닷컴 열풍의 선두두자 야후는 국내서도 독보적이었다. 원하는 정보가 있는 곳을 알려주는 검색 디렉토리 서비스로 초기 인터넷 사용자를 사로잡았다. 하지만 네이버가 2002년 지식인과 블로그 등을 앞세워 대표 검색 서비스로 자리잡고 다음이 한메일과 카페 등 커뮤니티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국내 환경에 맞는 서비스를 내세워 시장 주도권을 빼앗아 갔다.
야후는 별다른 대응을 못 한 채 속절없이 시장 점유율을 잃어 최근 검색 시장 점유율이 1% 미만으로 떨어졌다. 여기에 본사 마리사 메이어 CEO 취임 후 구조조정 칼날이 겹치며 결국 야후코리아는 15년 만에 한국을 떠난다. 7월 말 포털 파란 폐쇄에 이어 양강 체제가 굳어진 국내 포털 시장의 현실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예다.
◇검색 광고 시장 지각변동=자회사 오버추어코리아가 국내 검색 광고 시장을 장악, 야후코리아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2010년 네이버가 자회사 NHN비즈니스플랫폼을 세워 독자 영업에 나서며 오버추어 위상은 흔들렸다.
70% 이상 국내 시장 점유율을 자랑하는 네이버에 검색 광고가 몰리면서 오버추어 광고 효과는 하락했다. 여기에 다음마저 오버추어와 결별, 독자 검색 광고 사업을 선언하면서 오버추어는 설곳을 잃었다. 연간 160억원의 수익이 사라질 것이란 전망이다.
다음과의 결별 이전에 이미 오버추어의 영향력은 많이 약해졌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다음의 독자 광고 사업 진출로 오버추어가 철수한 것이 아니라, 오버추어 철수 가능성 때문에 다음이 독자 사업을 택했다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올 연말 야후가 철수하면 오버추어와 제휴했던 네이트와 줌 등 중위권 포털과 일부 오픈마켓은 새 파트너를 찾아야 한다. 네이버의 첫 외부 고객 확보나 구글의 검색 광고사업 재진출 가능성, 다음의 광고 네트워크 확대 여부 등이 관전 포인트다.
◇모바일 시대 총력전=야후코리아가 철수를 발표한 19일 카카오와 야후재팬은 제휴를 발표했다. 야후재팬이 카카오재팬 지분 50%를 인수, 일본 모바일 시장 공략에 나선다. 야후재팬은 일본의 네이버에 해당한다. 소프트뱅크가 42%, 야후 본사가 35% 지분을 보유했다. 일본에서 돌풍을 일으킨 네이버 모바일 메신저 `라인`과 한판 승부를 벌인다는 의도다.
일본 통신사 소프트뱅크와 인터넷 선두 기업 야후재팬, 국내 모바일기업 카카오톡의 일본 시장 합동 공략이다.
한국보다 일본에서 모바일 성적표가 더 좋은 네이버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카카오 관계자는 “일본은 아직 모바일 시장 주도권 경쟁이 끝나지 않았다”며 “그간 부진했던 일본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검색 시장 점유율(단위:%)
네이버 71.9
다음 21.7
구글 2.6
네이트 1.8
야후코리아 0.5
기타 1.5
자료:코리안클릭 (2012년 9월 기준)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