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의 우리 정부 특허협력조약(PCT) 서비스 이용 건수가 대폭 늘었다. 우리 정부의 평가 능력 신뢰로도 볼 수 있지만 반도체 부문에서 우리 기업과 특허 경쟁이 심화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허청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해외 상위 10대 한국 PCT서비스 이용기업을 보면 인텔이 1284건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2·3위인 HP(473건)·마이크로소프트(384건) 등과 비교해 3배가량 많다. 인텔은 2009년 157건에서 2010년 269건으로 늘었고, 지난해 806건으로 대폭 증가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2000건에 육박할 전망이다. 2위인 HP는 2009~2011년에 500~600여건을 의뢰했으며 올해도 이 수준으로 예측된다.
PCT국제조사는 기업이 PCT출원시 의무적으로 거쳐야 한다. 국가가 협약을 맺은 나라에만 신청한다. 우리나라가 협약을 맺은 국가는 미국·호주·싱가포르·칠레 등 13개국이다. 우리와 협약을 맺은 미국업체 의뢰가 많다. 인텔이 올해 들어 우리나라 PCT 국제조사 서비스 의뢰를 많이 하는 이유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는다. 특허청 관계자는 “서비스 수수료가 저렴하고 우리는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특허정보 검색을 잘 해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한국과의 반도체 부문에서 특허 선점 경쟁 여파로 분석한다. 민승욱 아이피큐브파트너스 대표는 “우리 대기업이 비메모리 반도체 부문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면서 신기술 분야에서 (외국 기업과) 특허등록 이슈가 늘어난다”고 전했다. 우리나라 PCT 국제조사 수수료는 1101달러로 미국 2080달러, 유럽연합(EU) 2426달러와 비교해 크게 낮다. 중국이 329달러로 우리보다는 많이 낮다. 중국은 주요국과 협약을 맺지 못해 자국기업만 이용한다.
인텔의 서비스 의뢰 급증으로 올해 특허청 서비스 수출 실적의 큰 폭 확대가 예상된다. 올해 8월까지 의뢰건수는 1만433건이다. 지난해는 1만5716건이며, 2010년에는 1만3877건이었다. 정부는 올해 서비스 수출건수가 1만7000여건, 수출규모는 2000만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본다. 우리 정부는 미국 등 13개국 이외에 EU·일본 등과도 PCT 국제조사 서비스 협약을 진행 중이다. 이들 국가와 협약을 맺을 경우 저렴한 조사 서비스료로 현지 기업 의뢰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표】우리나라 PCT 국제조사 서비스 이용 10대 외국 기업 (단위:건)
※자료:특허청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