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나눔재단 1년, 비즈니스 인큐베이터로 탈바꿈

`기대가 컸다. 그만큼 실망도 적지 않다.` 설립 1년을 맞은 아산나눔재단 활동에 대한 업계 평가다.

지난해 10월 청년창업 지원을 기치로 아산나눔재단이 출범했을 때 기대는 컸다. 현대중공업을 중심으로 범(汎)현대 가에서 5000억원을 토대로 설립한 아산나눔재단은 두둑한 재원과 민간 차원 첫 창업지원 재단이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대기업이 사회공헌 대상을 청년창업 지원으로 넓혔다는 점에서 선순환 벤처생태계 조성에 큰 도움이 될 거란 전망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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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호 아산나눔재단 사무총장

하지만 주목받은 시작과 달리 재단 활동은 활발하지 못했다. `정주영 창업캠퍼스` 사업은 선정 대학 숭실대와 갈등으로 제대로 시작도 하지 못했다. 2월 엔젤펀드 1000억원을 조성했지만 현재까지 간접투자 1건 외 별다른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다. 재단 설립 후 가장 큰 행사였던 `정주영 창업경진대회`는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 정치행보와 관계있다는 논란을 낳기도 했다.

이런 산업계 평가에 대해 재단은 활동 첫 해 어쩔 수 없는 시행착오였으며 창업 지원 활동은 이제 시작이라는 입장이다. 재단 활동의 진정성 역시 곧 활동으로 증명해 보이겠다는 포부다. 재단은 이를 위해 `정주영 창업캠퍼스`를 개방형·네트워크형 비즈니스 인큐베이터(BI)로 운영할 계획이다. 공간 임대가 아닌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벤처캐피털(VC)과 멘토, 스타트업을 유기적으로 묶는 `코디네이터` 역할이 임무다. 엔젤투자는 `정주영 창업경진대회` 입상팀 중심으로 연내 이뤄질 예정이다. 내년부턴 분기별 IR세션을 개최해 초기 스타트업 엔젤투자를 확대한다. 대학 창업동아리 중심 `U-벤처 배틀(가칭)`로 대학 현장 기업가정신 확산에도 나선다. 전국 규모 창업경진대회 역시 연 1회 개최할 예정이다.

강철호 아산나눔재단 사무총장은 “BI 운영과 엔젤투자 모두 VC와 연계해 재단을 중심으로 스타트업과 VC와의 접점을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재단의 지난 1년 활동에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지만 여전히 기대도 갖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풍부한 재원을 가진 아산나눔재단은 엔젤투자 등 다양한 창업지원 활동으로 벤처생태계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며 “재단 활동이 성과를 내면 다른 대기업 참여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 의원이 대선을 포기한 지금이 재단과 정 의원 정치활동이 무관하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는 기회”라며 “결국 재단의 향후 활동에 따라 업계 평가가 달라질 수 있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강철호 아산나눔재단 사무총장

“민간 차원 자발적 창업지원 재단은 아산나눔재단이 처음입니다. 새로운 활동이다 보니 주위 기대를 100% 만족시키기에 시간이 짧았습니다. 많이 고민했고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향후 활동에 대한 방향을 잡았습니다. 지난 시간보다 앞으로 더욱 잘 할 수 있을 겁니다.”

지난 1년, 아산나눔재단 활동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업계 평가에 대한 강철호 아산나눔재단 사무총장의 반응은 `앞으로를 기대해 달라`는 것이었다. 시행착오도, 부족한 점도 있었지만 앞으로의 방향성을 잡은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는 평가다.

물론 성과도 있었다. 그는 △1000억원 규모 엔절펀드 조성 △정주영 창업경진대회 개최 △아산기업가정신포럼 진행을 성과로 꼽았다. 여기에 네트워크형 비즈니스 인큐베이터(BI) 운영, 초기 스타트업 대상 분기별 IR세션 개최 등으로 건강한 벤처생태계 조성에 역할을 한다는 것이 강 총장의 계획이다.

재단 활동이 명예이사장인 정몽준 의원 정치행보와 관련있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선 단호히 선을 그었다. 그는 “정치적일 수도 없고 정치적이어서도 안 된다”며 “재단 활동 진정성은 시간이 지나면 증명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강 총장은 10년 후 재단 모습에 대해 “재단 지원을 받은 성공 벤처가 다시 후배 기업을 지원하는 선순환 고리가 형성돼 있을 것”이라며 “재단은 그 중심에서 창업 지원뿐 아니라 우리 사회가 당면한 다양한 문제 해결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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