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서울 을지로 본사를 제외한 서울 시내 3개 사옥을 매각키로 했다. SK브로드밴드 등 여러 계열사가 입주해 있는 `남산 그린빌딩`을 비롯해 고객센터가 있는 구로·장안사옥이 매물로 나왔다.
SK텔레콤은 3개 사옥을 매각키로 결정하고 사옥 매각 주관사인 SK증권이 지난달 자산운용업계에 매입 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고 17일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3개 사옥을 합쳐 2000억원 중반대의 매각가를 예상하고 있다”며 “매각 후 다시 임대해 그대로 사용하는 `세일즈 앤 리스 백(Sales & Lease back)` 방식으로 진행돼 업무 공간 변동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9월 말 자산 실사를 진행했으며 10월 중으로 매입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후 정밀실사와 계약 협의 등을 거쳐 연내 매각이 완료될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은 이번 매각이 자산 유동화를 통한 운영 효율성 제고를 위한 것으로, 정상적인 경영활동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경제위기 대응을 준비하는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경제 위기 장기화에 대비하고 자산운용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현 시세가 장부가보다 더 높게 형성돼 있어 손실 발생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각 후 발생하는 현금으로 차입금을 상환해 재무 건전성도 강화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앞서 차입금 상환 등을 위해 지난달 말 장기물 사상 최저 수준 금리의 4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에 성공한 바 있다. 올 상반기 차입금은 SK하이닉스 인수 등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2조2000억원 가량 늘어났다.
SK텔레콤의 `뿌리`와도 같은 남산 그린빌딩은 2004년 말 현재 을지로 본사 사옥이 완공되면서 본사 인력 대부분이 옮긴 후 SK브로드밴드와 SK텔링크·SK네트웍오앤에스 등 계열사가 입주해 있다. 구로센터·장안사옥에도 고객센터 업무를 맡은 자회사인 서비스에이스 등이 입주해 있다.
한편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대기업이 부동산 현금화에 속속 나서고 있다. 현대그룹은 최근 서울 연지동 사옥을 2262억원에 코람코자산운용에 매각했다. 동양증권도 서울 을지로 본사 사옥과 주변 토지를 하나다올랜드칩 사모부동산투자신탁에 1400억원에 매각키로 계약을 맺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