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혼합판매가 시행된 지 40여일이 지났지만 혼합판매로 전환한 정유사 폴주유소는 아직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수상표자율판매업소`라는 표시를 주유소에 걸어야 하는 부담과 사업에 대한 확신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복수의 주유소·석유유통 업계 관계자들은 “혼합판매 주유소가 생기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혼합판매 표시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라고 밝혔다.
현재 주유소는 SK, GS 등 `폴주유소(브랜드)`와 `무폴주유소(넌브랜드)` 그리고 폴을 단 `혼합판매 주유소` 세 개로 나뉜다. 하지만 혼합판매 주유소는 폴을 달고 있더라도 제품을 섞어 팔기 때문에 사실상 무폴주유소와 동일하다는 인식을 소비자들이 받아 이를 꺼린다는 것이다.
혼합판매 사업에 대한 확신이 없는 것도 이유다. 오랜 기간 거래했던 정유사를 등지는 것임을 감안하면 확실한 이익이 있어야 하는데 판단이 서지 않는다는 것이다. 혼합판매로 전환하면 카드 포인트 혜택이 줄어 소비자들이 외면할 수 있고 품질 또는 혼합판매비율 등 민법상 문제로 소비자들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우려도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혼합판매는 가짜석유와 비슷한 이미지를 소비자에게 준다”며 “섞는다는 것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혼합판매 전환을 꺼리게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