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만의 體認知]<193>고독과 고전:지금 `고전`은 `고독`하다!

스마트폰으로 책을 읽고 신문과 잡지에서 수많은 정보를 접하는 현대인들. 짧고 간결한 문장이 집약돼 있는 트위터나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공유되는 글·사진·이미지도 복잡하고 난해하지 않다. 쉽게 읽고 바로 이해할 수 있으며, 순간적으로 재미를 자극해 흥미 있게 읽힌다. 짧은 글과 간단한 그림 속에서 재미와 동시에 의미를 찾을 수도 있다. 그래서 긴 호흡으로 고전을 읽어내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현대인은 고독한 시간을 보내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수없이 날아드는 각종 정보와 이미지의 홍수 속에서 깊은 호흡으로 자신과 대화할 시간이 점차 없어지고 있다. 첨단과 속도를 지향하는 사회에서 고전의 고민을 들어본다.

첫째, 고전은 고독하다. 누군가가 말을 걸어줄 때를 기다리고 있지만 쉽게 다가와서 말을 걸어주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고전은 홀로 장식장 한 구석에 자리 잡고 자신을 어루만져 주고 쓰다듬어 주면서 읽어줄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둘째, 고전은 고민한다. 쉽게 읽을 수 있는 짧고 가벼운 책이 잘 팔린다. 짧은 문장으로 촌철살인의 메시지를 던져주는 책도 있지만, 깊이 고민하지 않고 읽어도 되는 책도 난무하고 있다. 이럴 때 고전은 고민한다. 고전을 읽게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이 많다. 고전은 처음 읽기는 어렵지만 한 번 읽기 시작해 빠져들면 빠져나오기 어려운 책이기도 하다. 고전은 현대인이 안고 있는 심각한 고민을 치유해주는 해독제다.

셋째, 고전은 고요하다. 무겁고 두꺼운 고전을 읽어 내기는 여간 고통이 따르는 게 아니지만 고전을 읽고 나면 마음이 고요해진다. 화가 나고 분통이 터질 때, 이유를 알 수 없는 번민에 시달릴 때 고전을 펼쳐 읽다보면 어느새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는다. 고요한 고전이 내 마음까지도 고요하게 만든다.

고전(古典)은 고전(苦戰)을 면치 못하고 있다. 자기 계발서와 경제경영 서적 등 시대 조류에 부합하는 책이 압도적으로 잘 팔리고 고전은 언제나 천대받고 있다. 옛사람의 지혜가 고스란히 녹아 있는 고전(古典)을 읽지 않으면 고전(苦戰)을 면치 못할 것이다.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wwwwwww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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