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요!비즈니스 모델]재미과 기부가 두 배 `위제너레이션`

“푸르메 재활병원 `기부벽`에 싸이, 박찬호, 차인표씨 등과 함께 당첨자 이름이 새겨지고, 가수 션이 직접 후원 증서를 전달해드리며 단독 사진 촬영의 기회를 드립니다.” 장애 어린이를 위한 푸르메 재활병원 건립에 참여하는 사람은 기부도 하고 가수 션과 만날 수 있다. 좋은 일도 하면서 유명인과 만날 수 있으니 `꿩먹고, 알먹기`다. 한달 동안 모금하는 이 행사에 첫 사흘에만 22만원이 모였다.

[좋아요!비즈니스 모델]재미과 기부가 두 배 `위제너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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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지하철 이태원역 스크린도어에는 두 장의 사진이 붙었다. 같은 소녀가 서 있고 왼쪽 사진 배경에는 부모님과 오빠가, 오른쪽 사진 배경에는 칼을 찬 일본군 병사가 앉아 있다. 위안부 문제를 알리기 위해 십시일반 모은 돈은 총 195만1000원이다.

정보기술(IT) 발달로 기부도 편리해진 세상이다. 과거에는 누군가를 돕고 싶어도 할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았다. 30년 전에는 직접 돈을 가지고 복지재단 등을 찾아 건네주고 와야 했다. 20년 전에는 매월 지로용지를 받아서 은행에서 송금했다. 은행에서 자동이체 서비스를 시작해 그나마 사정은 나아졌지만 여전히 도움을 받지 못하는 사각 지대는 존재 했다. 돈을 낸다는 뿌듯함 외에 기부자가 얻을 수 있는 점이 많지 않았다는 것도 문제였다.

이제는 누구에게 무엇을 위해 기부할지 결정하고, 각종 이벤트도 같이 참여하는 재미있는 기부 방식이 등장했다. 크라우드 펀딩을 기부 행사에 접목한 것. 위제너레이션(대표 문성현)이 그 주인공이다.

일반적으로 기부나 사회 복지 관련 단체는 비영리법인 형태로 운영된다. 하지만 이 회사는 영리를 추구한다. 방법은 프리미엄 기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만나고 싶은 유명 인사와 만날 기회를 주거나 멘토를 찾아주는 서비스를 이용하면 기부액에서 일정부분 수수료를 낸다. 수수료가 이 회사 운영비가 되고 성장 동력으로 쓰인다.

창업자는 이왕이면 수익을 많이 낼 수 있는 분야를 찾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멕시코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던 문성현 대표는 양극화가 심해지면 부자도 가난한 사람도 모두 불행해지는 사회를 경험했다고 한다. 한국도 빈부격차가 커지고 있어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미국에서 로스쿨에 진학해 변호사로 돈을 번 뒤 기부를 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생각을 바꿨다. 그는 “예전에는 돈을 많이 벌고 부자가 돼 남을 도와야겠다고 생각했는데 학교 동기들이 창업하는 것을 보고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고 봤다”고 말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온라인 결제를 이용하면 모금도 쉬워진다.

문 대표는 “미국에서는 비영리단체가 아니더라도 사회 사업을 하는 많은 회사들이 존재한다”며 “한국은 기부 문화가 활성화가 안 돼 있어서 재미있게 기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고 말했다. 온라인을 통해 간편하게 기부할 수 있도록 소셜 기부 사이트를 만들었다. 서비스를 시작한 뒤 지금까지 5개 이벤트를 진행해 200명 넘는 참가자가 1000만원 넘는 액수를 기부했다. “수혜자와 후원자 모두 혜택을 받을 수 있고 결국 많은 사람들의 인생이 변화될 것이라 생각한다”는 문 대표의 목표가 이뤄질 수 있을지 지켜 볼만 하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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