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가전 유통업체 베스트바이가 엎친데 덮친격으로 내우외환을 겪고 있다. 거듭되는 실적부진에다 스캔들로 경영진이 총사퇴한 것도 모자라 퇴진한 창업주가 적대적 회사 인수에 나섰다.
4일 로이터는 베스트바이 창업주 리처드 슐츠 전 회장과 사모펀드 수개가 인수를 위한 과정 중 하나인 재무제표 열람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리처드 슐츠는 베스트바이를 창업한 인물로 이 회사 지분 20.1%를 보유한 최대주주이지만 지난 6월 브라이언 던 전 CEO가 사내 섹스스캔들로 물러날 때 동반 사퇴했다.
문제는 슐츠 전 회장은 지난 8월 베스트바이를 통째로 매입해 상장 폐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는 점이다. 미국 증권가에서는 그가 회사를 회생시키는 것이 아니라 현금 흐름이 좋은 점을 이용해 차익을 거두고 사모펀드 등에 재매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새롭게 임명된 경영진이 회사를 정상화시킬 가능성은 더욱 희박하다는 게 중론이다. 지난 8월 CEO에 임명된 휴버트 졸리는 이날 익스피디아 CEO 출신 스콧 더치스래그를 부사장 겸 전자상거래 부문 책임자로 선임했다. 아마존 등 온라인 공습에 앉아서 당하지는 않겠다는 강한 의지로 풀이된다.
그러나 슐츠 전 회장과 협력하고 있는 사모펀드는 온라인보다 오프라인 구매 욕구가 큰 중국시장 공략에 더 관심이 커 보인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베스트바이는 2분기 매출이 3.2% 줄어든 데 이어 3분기에도 2.9%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등 심각한 판매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베스트바이가 안정된 경영환경 속에서 내수부진과 온라인 공습 등을 이겨낼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