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만의 體認知]<184>열정과 열광: 남의 열정에 열광만 하면 열망은 달성되지 않는다!

김연아가 얼음판을 박차고 날아올라 상승기류처럼 허공을 가르며 회전하는 모습은 그대로 한 폭의 그림이다. 탁월한 경지에 오른 베스트 플레이어들이 불꽃처럼 피워 올리는 최고의 순간은 형언할 수 없이 아름답고 황홀하다. 그리고 마침내 그들이 메달을 목에 거는 순간, 우리는 열광의 도가니에 빠지고 감동과 환희의 순간을 교감한다.

그러나 우리가 관람하는 가장 화려하고 극적인 드라마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우리는 그들이 연출하는 몇 초 혹은 몇 분간의 무대가 수없이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기를 반복한 좌절과 열정과 도약의 시간을 지나온 결과물이라는 것을 잊고 있다.

세상에는 두 부류의 사람이 있다. 무대의 주연이 되어 열정을 다하는 사람과 관람석에 앉아 그 열정에 열광하는 사람이다. 열정이라는 에너지를 불태우는 사람은 확고한 목적의식과 가슴 뛰는 열망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열광만 할 뿐 자신의 열망을 위해 열정을 연소시키지 않는다. 처음엔 그들도 우리와 같은 지점에서 출발했다. 처음엔 그들도 우리처럼 평범한 존재였다. 그러나 그들은 세상을 지배할 만큼 비범해졌고, 우리는 여전히 평범함에 머물러 있다.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확연하게 갈랐는가. 위대한 성취를 한 사람은 모두 경쟁자를 통해서 경쟁력을 부단히 향상시켰다. 그렇다고 오늘의 경쟁력이 내일의 경쟁자를 이길 수 있는 경쟁우위로 유지되지는 않는다. 결국 새로운 경쟁자를 이기기 위해서는 어제와 다른 방법으로 창조적인 도약을 거듭할 수밖에 없다. 아마추어의 경쟁은 경쟁자와의 경쟁이지만 더 높은 경지에 오를수록 자기 자신과 경쟁해야 한다.

경기를 펼치는 선수는 열광하는 청중이 있어야 더욱 몰입하고 열정을 불사를 때가 많다. 문제는 열광(熱狂)을 보여주면서 발광(發狂)했던 청중이 다시 삶의 주인으로 돌아갔을 때 열광적인 응원을 했던 그 순간처럼 자신의 일에도 열정적으로 몰입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열광하고 발광하지만 정작 사람들은 자신의 스타일을 개발하기 위해 열정을 불사르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열광했던 순간의 열기는 순식간에 식어버리고 참을 수 없는 허무감만 남을 뿐이다. 반면에 열정을 불살라 전대미문의 새로운 위업을 달성한 사람은 참을 수 없는 성취감을 느낀다.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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