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보다 200배 강한 꿈의 소재 `그래핀`… 그 용도는?

`플라스틱, 나일론, 실리콘…` 지난 20세기의 역사를 뒤흔든 신소재들입니다. 신소재의 등장은 그 시대의 풍경을 바꾸어 놓을 만큼 강력한 파괴력을 발휘해 왔습니다. 그렇다면 21세기를 혁신할 신소재 후보는 무엇일까요? `그래핀`이라는 단어를 신문에서 본 적이 있을 겁니다. 발견된 지 겨우 8년이 지난 지금 응용기술 연구가 다양하게 진행되는 것은 물론 조만간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그래핀은 공상과학 영화를 현실로 만들어줄 가장 우수한 신소재라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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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삼성 그래핀 연구소 전자빔 리소그라피 실험실에서 학생들이 초미세 고집적 반도체 응용을 위해 그래핀을 초미세 패턴소자로 만들고 있다.

Q1. 그래핀은 무엇인가요.

그래핀(Graphene)은 탄소의 얇은 막 물질로, 세상에서 가장 얇고 단단합니다. 지난 2004년, 영국 맨체스터 대학의 연구팀이 상온에서 처음으로 제작했습니다. 그래픽은 2차원 평면 형태이며 두께는 0.2나노미터(nm) 정도로 엄청나게 얇습니다. 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입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사용하는 전자 기기에서 정보를 저장하고 출력하는 기능을 수행했던 반도체는 대부분 실리콘 소재로 만들었습니다. 값싸고 구하기 쉬우면서도 견고한 반도체를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실리콘보다 더 얇고 단단하면서도 투명한 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 소재가 바로 그래핀입니다.

Q2. 그래핀은 왜 `꿈의 소재`인가요.

그래핀의 강도는 강철보다 200배 이상 강하고 최고의 열전도성을 자랑하는 다이아몬드보다 2배 이상 열전도성이 높습니다. 도체로서 성능을 가늠하는 전기전도성으로 비교하면 구리보다 100배 이상 전기가 잘 통합니다. 반도체 재료로 사용되는 단결정 실리콘과 비교하면 100배 이상 전자를 빠르게 이동시킵니다.

특히 그래핀은 빛을 98% 이상 투과시킬 정도로 투명합니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주인공 톰 크루즈가 사용하던 `투명 디스플레이`를 현실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지난 2009년 세계 최초 상용화 수준으로 개발된 `그래핀 필름`은 마음대로 잡아당기거나 휘게 하고 접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30인치 터치스크린을 그래픽으로 제작한 적이 있는데 매우 우수한 성능으로 테스트를 마쳤다고 합니다. 그래핀 상용화 기술개발이 더욱 활발하게 진행되는 추세입니다.

Q3. 그래핀의 활용 분야는 무엇이고 상용화 시점은 언제가 될까요.

그래핀의 활용 분야는 무궁무진합니다. 초고속 반도체나 투명전극을 활용한 휘는 디스플레이, 고효율 태양전지를 비롯해 전자종이나 몸에 착용하는 컴퓨터 등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 중 가장 각광받는 분야는 투명전극 시장입니다. 투명전극은 LC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의 평판 디스플레이와 터치스크린 등에 적용되는 핵심적인 전자부품입니다. 그래핀으로 터치스크린 부품을 대체하면 아이폰, 갤럭시S 등이 보여주는 터치스크린 성능을 뛰어넘을 수 있습니다.

반도체 대체 소재로서도 우수한 성능을 보입니다. 전기전도성과 열전도성이 뛰어나 초소형 컴퓨터를 보게될 수 있습니다. 키보드나 본체 없이 가벼운 디스플레이만으로 작동하는 컴퓨터가 판매된다는 것이죠.

현재 그래핀 상용화 단계의 선두주자는 우리나라입니다. 성균관대 연구팀이 그래핀 투명필름을 개발해 지난 2010년 네이처지에 발표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기술력은 4~5년 안에 휴대폰 디스플레이, 10년 전후 사이에는 반도체 소재로서 실리콘을 대체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이 밖에 IBM, 소니 등 미국과 일본의 대기업들이 그래핀 상용화를 위해 밤낮없이 연구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대량생산 기술과 고난이도 응용기술을 확보하는 것은 당면한 과제입니다. 그래핀을 투명 전극으로 사용하기 위해 대량생산 설비를 확보한 곳은 전 세계에 아직 한 곳도 없기 때문입니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신소재의 원천 기술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가 상용화 기술까지 거머쥔다면 일본을 능가하는 소재기술 초강국으로 부상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과 정부가 막대한 투자와 지원을 이어가야겠지요. 그래핀이 인간의 삶 속에서 떼놓을 수 없는 필수 소재가 될 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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