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미국 반도체 설계업체 램버스와의 특허 침해 소송 환송심에서 유리한 판결을 받았다. 지난 2월 승소 이후 연이은 승리다.
SK하이닉스(대표 권오철)는 지난 21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지방법원에서 진행 중인 램버스와의 특허 침해 소송 환송심에서 유리한 결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법원은 SK하이닉스가 램버스에 지급해야 하는 로열티에 관한 모든 증거를 기록에서 삭제하라고 판결했다. 램버스가 특허와 관련된 파기 문서를 전혀 기록해두지 않은 책임을 져야 한다는 판단이다. 특히 법원은 기존 방침을 바꿔 램버스가 악의적으로 불법적인 증거를 파기했다는 사실을 수용했다. 또 이에 상응하는 `합리적이고 비차별적인(RAND)` 로열티 조건에 대해 다음 달 두 회사의 견해를 서면으로 제출할 것을 명령했다.
지방법원은 2009년 3월 SK하이닉스가 램버스의 특허를 침해했으며, 손해배상금 3억9700만달러와 향후 미국 매출에 대한 경상로열티를 지불하도록 명령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미국 고등연방항소법원은 램버스가 불법으로 증거 자료를 파기했다는 사실과 램버스 측의 이런 행위가 악의적이었는지, SK하이닉스의 방어권에 영향을 미쳤는지 판단하고 적절한 구제 수단을 정하라는 취지로 1심 판결을 파기환송했다. 이번 결정은 그에 따른 1심 법원의 결정이다.
RAND 로열티 조건은 인피니온, 엘피다 및 삼성전자가 램버스에 지불하는 로열티 조건을 기준으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SK하이닉스의 손해배상금은 원심 결정 수준보다 현격하게 줄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램버스가 제기한 반독점 소송에서도 지난 2월 승소했다. 램버스 측 항소로 항소절차가 진행 중이나, 항소심은 법리상으로 우위인 SK하이닉스 주장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이번 환송심 결정을 환영하며, 향후 남아 있는 소송 절차 등에 회사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