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처음으로 시장이 조성된 전력 부하관리사업의 성장 속도가 잰걸음이다. 시장 초기이지만 KT·SKT·한전KDN·LS산전 등이 참여하면서 대기업은 전력 절감 고객사를 모집하고 중소기업은 관련 기술을 제공하는 생태계가 조성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부하관리사업 시장 규모는 한전의 냉난방기원격제어와 전력거래소의 지능형수요관리를 합쳐 430여 고객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최근 대기업들의 시장참여로 고객사 확보에 속도가 붙으면서 올해 말 고객사가 650여개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부하관리사업은 고객사에 전력절감 시스템을 구축해주고 이에 따른 절감량을 한전 및 전력거래소 수요관리시장에 입찰해 지원금을 받는 사업이다. 기존 에너지관리시스템(EMS)과 정부의 수요관리 시장을 연동한 것으로 고객사 입장에선 전기 절약과 지원금의 두 가지 혜택을 볼 수 있다. 사업자들은 고객사의 전력절감량을 수요관리 시장에 대행 입찰하는 중계업 역할을 한다.
업계는 부하관리사업이 기존 EMS와 다른 수익 모델을 구축해 나갈 것으로 예상했다. 기존 EMS는 에너지 절감 설비를 구축하는 설치사업이었지만 부하관리사업은 고객사가 한전과 전력거래소로부터 받는 약정지원금과 전력절감 지원금에서 일정 수수료를 거두는 식으로 지속적인 수익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KT·SKT 등 통신사업자들이 시장에 참여하는 것도 그동안 개발해온 스마트그리드 인프라를 부하관리 결제 시스템에 연동할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전력피크시 한전과 전려거래소가 고객의 전력사용을 직접 관리한다는 부담은 있지만 전기요금 절감과 지원금의 두 가지 혜택이 있다”며 “약정기간도 1년 재갱신 방식으로 부담 없고 3년 정도면 투자비를 지원금으로 회수할 수 있어 관심을 보이는 기업들이 많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영업력이 좋은 대기업이 고객사를 모집하고 절전제어 장비 및 기술을 갖춘 중소기업이 시스템을 구축하는 식의 역할 분담도 이루어지고 있다. KT와 SKT는 전력제어시스템 개발 중소기업인 A사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축해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며 한전KDN도 전력제어 및 LED 기업들과 협력해 사업을 진행 중이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부하관리사업자들이 모집하는 고객의 경우 절전에 따른 전력 절감량을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 다른 수요관리제도보다 실질적인 전력피크 감축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