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가 세계 원자력 발전과 방사선 기술 투자에 주도적으로 나선다. 원자력 안전과 북한 비핵화 촉구의 뜻도 함께 밝혔다.
조율래 교육과학기술부 차관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제56회 국제원자력기구(IAEA) 총회`에서 “한국은 원자력을 평화적이며 지속 가능한 에너지원으로 이용하기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19일 밝혔다. 조 차관은 총회에서 한국 측 수석대표로 참가해 기조연설을 맡았다. 관련기사 24면
조 차관은 지난 7월 표준설계인가(SDA)를 획득한 한국형 다목적 중소형원자로 `스마트(SMART)`를 언급하며 “우리의 중소형 원전 개발 경험은 많은 IAEA 회원국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방사성 폐기물 부담을 줄이면서 자원 재활용을 통한 지속가능한 에너지 활용에 대한 노력과 국제 사회 동참도 촉구했다. 조 차관은 “파이로 프로세싱과 제4세대 원자로인 `SFR`를 연계한 순환형 핵주기 시스템과 안정성을 강화한 미래 원자력 시스템 개발에 노력 중”이라며 “회원국도 이런 기술개발 노력에 적극 동참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세계가 원자력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며 “지난해 IAEA 평화이용구상(PUI)에 80만달러를 기여했으며 앞으로 3년간 250만달러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 차원의 방사선 기술 투자 계획도 전했다. 조 차관은 “방사선 기술은 의료·농업·공업·식품·환경 분야에서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21세기 기술”이라며 “방사선 기술 개발을 위해 `방사선진흥계획`을 수립해 관련 분야 연구에 집중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향후 5년간 방사선의약품, 중성자 기반 기초·원천, 방사선 융합, 방사선치료기·RI생산 연구 분야 등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핵 비확산 강화와 북한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긴밀한 협조도 강조했다. 조 차관은 “서울 정상회의에 참여한 세계 지도자는 `서울코뮤니케`를 채택해 핵물질 불법 거래 방지, 국제 규범 강화, IAEA 활동 지원, 등 의미 있는 실천에 합의했다”며 “핵 비확산 등 안보를 위해 IAEA의 역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IAEA 원자력 안전기금(NSF) 기여를 지난해 27만달러에서 올해 100만달러로 대폭 증액했다. 이어 “북한의 핵개발은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한다”며 “IAEA는 북한의 핵개발을 좌시해서는 안 되며 이번 총회에서 북핵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해 국제사회의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17일에서 21일(현지시각)까지 열리는 이번 IAEA 총회에서는 `인류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방사선기술`을 주제로 한 전시회도 함께 열렸다. 외국 취재진은 한국 원자력연구원이 개관한 대한민국관에 전시된 다양한 기술에 관심을 보였다. 특히 방사선을 이용해 탄소 섬유를 단단하게 만드는 `방사선 경화기술`에 시선이 집중됐다. 과일에 벌레가 생기지 않도록 방사선으로 검역하는 기술도 소개됐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