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공기업이 신규 공사 용역과 자재구매 조달 입찰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연초 한국수력원자력 납품비리로 발전관련 입찰 부문 감사가 강화된 이후 발전공기업이 협력사 거래에 신중을 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발전업계에 따르면 최근 발전공기업이 공모하는 공사 용역 입찰 건수는 지난해 대비 10~15%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 발전 5개사에서 나온 발전설비 보수 관련 공사도 총 84건으로 지난해 동월 107건보다 23건이 줄었다. 자재구매에서는 입찰이 연기되는 사례도 들었다. A발전사의 경우 지난해 8월과(112건) 비교할 때 올해 8월 자재구매 입찰이 32건 줄었고, 10건 중 3건 꼴로 유찰, 공고취소, 재공고 처리됐다.
전반적으로 신규입찰 공고가 줄어든 데에는 한수원으로 촉발된 감사 폭풍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실제로 올해 감사대상 기관이 아니었음에도 발전공기업은 지난 5월부터 특별감사를 받았다. 계약실태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이 명분이었다. 감사원이 철수한 지 한 달이 넘어가고 있지만 그 여파는 아직 남아있다.
발전사별로는 내부 청렴강화 작업이 벌어지고 있으며 진행 중이던 사업을 전면 재점검하는 상황까지 나오고 있다. 여기에 한수원 이외에도 입찰 비리 관련 `원 스트라이크 원 아웃제` 강력한 징벌제를 운영하거나, 신고센터 기능이 있는 스마트폰 앱을 배포하는 발전사들도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는 빠른 결정과 기간 단축이 공사 진행의 주요 요인이었다면, 지금은 기간이 좀 늦어져도 뒤탈이 없게 한다는 분위기다.
발전 협력회사들은 감사 여파에 대한 체감온도가 더 낮다. 중소 협력업체들은 그나마 있던 공사 입찰물량도 늦어지고 있어 경영상황이 점 점 안 좋아지고 있다고 볼멘소리다. 한 발전 협력회사 관계자는 “발전공기업들이 계약 관계에 신중을 거듭하다보니 이미 입찰이 완료된 작업에 대해서도 공사 진행일자를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다”며 “신규발전소 건설 등을 감안하면 입찰물량이 더 나와야 하지만 그 반대의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발전사들은 입찰관련 비리 예방을 위한 사업 점검을 계속 세분화하고 내부적으로 계약관계 비리 감사 활동을 계속할 계획이다. 한 발전회사 관계자는 “공사 입찰이나 자재조달 과정에 한층 꼼꼼해졌지만 이 때문에 해야 할 입찰을 안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가을철 계획예방정비 기간에는 다시 공사입찰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발전공기업 8월달 공사 및 용역입찰 현황 비교
자료:각사 입찰공고 현황 취합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