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통신산업 30년 역사는 곧 한국 ICT산업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통신산업의 맏형이라고 할 수 있는 KT가 지난 1981년 창립했고, LG유플러스의 전신인 LG데이콤은 1982년에 출범했다. 이동통신산업의 시작을 알린 SK텔레콤은 1984년에 설립됐다. 이들은 지난 30년간 기술발전과 혁신을 주도하며 정보통신 강국, ICT 강국 코리아의 기틀을 다졌다.
◇정보통신산업 개화기, 1980년대
우리나라 정보통신산업은 사업 추진 주체가 정부에서 공사 형태인 `한국전기통신공사(이하 한국통신)`로 바뀌면서 발전이 본격화됐다. 1981년 발족한 한국통신은 정보통신산업의 전문화와 대국민 서비스 개선 등을 추진했다. 한국통신은 114 안내업무 전산화 개시(1981), 국산 전전자교환기(TDX-1X) 개발과 시외자동전화망 구축(1984년), 전국전화광역자동화 완성(1987) 등 기술과 서비스 진화를 거듭하며 출범 5년 만인 1987년에 전화 1000만회선을 돌파했다. 출범 당시 349만회선에서 단기간에 전화 가입자가 세 배 이상 늘어나며 1가구 1회선 시대를 개막했다.
한국통신은 데이터통신·무선통신 전문회사를 분사하며 통신산업 기틀도 다졌다. LG데이콤의 전신인 한국데이타통신이 1982년 설립됐고, 이동전화 시대를 개막한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은 1984년 출범했다. 한국이동통신은 아날로그 방식으로 차량전화(카폰)사업을 시작하며 우리나라 이동통신 1세대를 시작했다.
◇이동전화와 인터넷 본격화, 1990년대
집전화는 경제발전, 국산 교환기 기술 진화와 맞물리며 1993년 2000만회선을 돌파했다. 바야흐로 1가구 2전화 시대가 된 것. 가입회선 수로는 세계 8위, 아시아 2위 수준의 통신 강국 대열에 진입했다.
유선전화에 이어 이동전화도 성장하기 시작했다. 1994년 신세기통신이 출범하고, 한국이동통신은 1994년 공개입찰을 거쳐 SK그룹에 인수되며 이동통신산업의 경쟁이 시작됐다. 1996년에는 한국통신프리텔(KTF), 한솔PCS, LG텔레콤이 PCS사업권을 따내고, 1997년 사업을 시작했다.
CDMA 상용화도 통신산업 발전에 큰 역할을 했다. SK텔레콤은 한국이동통신 경영권 확보 이후 CDMA 방식의 이동통신 기술 개발에 전력을 쏟았다. 1994년 11월 세계 최초로 CDMA시스템 운용시험을 실시하고, 1996년 마침내 국산 CDMA시스템 상용화에 성공했다.
인터넷도 1990년대 상용서비스 시대로 접어들었다. KT는 1994년 인터넷 상용화, 1996년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상용화를 잇달아 시작했다.
◇대변혁의 21세기
2000년대 들어서면서 통신시장은 급변하기 시작했다. 이동통신 기술은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를 전송할 수 있는 단계까지 발전을 거듭했고, 집집마다 초고속인터넷이 보급됐다. 눈부신 기술 발전 속도를 바탕으로 통신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유무선 통합이 본격화됐고, 통신과 이종산업의 융합까지 시작됐다.
2001년에 세계 최초로 이동전화 동영상 상용서비스가 시작됐고, 2003년에는 비동기식 3세대(G) 이동통신 서비스 `WCDMA`가 도입됐다.
유선과 무선의 구분이 사라지면서 유무선 통합도 가속화됐다. SK텔레콤은 2008년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했고, 2009년에는 KT와 KTF가 합병했다. 2010년에는 LG텔레콤이 LG데이콤과 LG파워콤을 흡수 합병해 통합 LG텔레콤으로 출범하며, 통신 3사가 모두 유무선을 통합한 경영체제를 갖췄다.
현재 통신시장은 2009년 아이폰의 등장으로 촉발된 스마트 대혁명기에 접어들었다. 다소 폐쇄적인 통신시장이 개방이라는 새 물결을 만났다. 참신한 벤처와 중소기업이 앱을 통해 시장에 들어오며 새로운 경쟁과 협력 구도가 생겨났다.
네트워크 진화 속도도 빨라지며 2011년 4G 롱텀에벌루션(LTE) 서비스가 시작됐고, 1년도 안 돼 가입자 1000만명을 넘어서며 LTE가 통신시장의 중심으로 급속히 성장했다.
가계 통신비 증가 등으로 요금인하 압박이 거세지며 통신사 경영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으며, 통신사들은 이종산업과 융합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SK텔레콤의 하이닉스반도체 인수, KT의 BC카드 인수 등이 이종산업 융합의 대표적인 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