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요!스타트업 모델]`복사하기` 누르면 모든 기기 연동, 클립픽(Clipp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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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얼리어답터 김태진씨는 PDA에 전자책을 다운로드해 읽다가 적어두고 싶은 글귀를 발견했다. 대학 노트를 펴서 그대로 받아 적었다. 정성스럽게 손으로 써 내려간 문장들이 빼곡하다. 그리고 8년 후인 2010년, 김씨는 스마트패드에 e북을 다운로드해 읽다가 적어두고 싶은 글귀를 발견했다. 손으로 한 문단을 드래그해 `복사하기` 버튼을 눌렀다. 창을 닫고 클라우드 노트 앱을 열어 `붙여넣기` 했다. 창을 다시 닫고 e북을 터치해 책 읽기에 열중한다. 다시 2년 후 2012년, 김씨는 스마트패드에 e북을 다운로드해 읽다가 적어두고 싶은 글귀를 발견했다. 손으로 한 문단을 드래그해 `복사하기` 버튼을 눌렀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대로 책을 읽어 내려간다.

[좋아요!스타트업 모델]`복사하기` 누르면 모든 기기 연동, 클립픽(Clipp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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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텐스 안지윤 대표(오른쪽)와 최민호 최고기술책임자(CTO)

언뜻 보기에 김씨의 스마트패드는 2년 전과 비교해서 변한 게 없는 것 같다. 하지만 달라진 게 있다. 김씨가 `클립픽(Clippick)`을 이미 구동시켜놨다는 것. 클립픽은 PC·스마트폰·스마트패드 등 모든 플랫폼의 클립보드를 실시간 연동해 쓸 수 있는 서비스. 앱스토어에서 클립픽 애플리케이션(앱)을 다운로드 해서 실행한 뒤 다른 앱이나 서비스를 사용하다가 `복사하기` 버튼만 누르면 바로 다른 기기 클립보드에 같은 내용이 뜬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 작은 화면에서 보기 어려운 통계 그래프를 PC 큰 화면에서 보고 싶다면, 그래프를 복사하는 순간 PC의 클립픽 웹클라이언트 화면에 뜬다. 데이터를 저장·공유할 때 클라우드 노트앱을 실행시키고 붙여넣기 하던 두 단계가 줄어든다. PC를 지원하지 않는 카카오톡으로 받은 웹사이트 주소(URL)를 PC에서 보려면 일일이 키보드로 적어 넣어야 하지만 클립픽을 쓰면 간단하게 클릭 한 번으로 해결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 iOS, 윈도 모두 지원한다.

복사한 데이터 중 저장해 두고 이력(History)으로 만들 수 있는 데이터는 별표를 달아 둔다. 수익 모델은 별 개수에 따라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별 10개까지는 무료로 제공하지만 이후에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써야 한다. 비용이 부담 된다면 주변 사람에게 클립픽을 추천하면 된다. 추천한 사람에게는 별을 제공하는 입소문 전략이다. 계속 구동시켜 놓지만 CPU 사용량은 전체의 0.5%, PC에서도 1% 미만이다.

클립픽을 운영하는 회사 센텐스는 미국 버지니아 공대 전자공학과 출신 안지윤 대표와 최민호 이사가 공동 설립한 회사다. 올해 7월 법인을 설립했고 제품 개발에 6개월 걸렸다. 최민호 이사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나오면서 생활이 편리해졌지만 일정 시간 쓰다 보니 절차가 많아서 불편하다고 생각했다”며 개발 이유를 밝혔다. 참신한 아이디어 덕분에 최고기술책임자(CTO)도 쉽게 구했다. 10년 넘는 경력을 가진 슈퍼 개발자는 협력을 위해 만났다가 아예 이 회사로 이직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