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도 한국의 선진 금융시스템을 벤치마킹할 예정입니다. 인터넷뱅킹시스템, 자금세탁방지(AML) 등 현대정보기술로부터 지원도 받을 계획입니다.” 베트남 최대 규모의 상업은행인 농협은행의 최고정보책임자(CIO)를 맡고 있는 응웬 투언 퐁 베트남 IT센터장의 말이다. 베트남 농협은행은 1988년 정부가 설립한 금융회사로 자산규모가 545조원에 이른다. 세계 97개국 1065기관과 연계돼 있다. 현재 2300개 지점과 사무소를 두고 4만2000명의 직원이 있다.
베트남 농협은행은 현대정보기술과 지난해 5년간 유상 유지보수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진행하는 사업도 현대정보기술이 수행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퐁 센터장은 “현대정보기술 인력이 오늘도 농협은행의 금융시스템을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동반자 역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농협은행이 현대정보기술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2001년부터다. 당시 농협은행은 베트남 정부의 개방화 정책에 따라 금융시스템 현대화를 추진했다. 당시만 해도 농협은행의 정보화는 매우 열악한 수준이었다. 농협은행은 현대화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지만 벤치마킹 대상이 없었다. 당시 베트남 중 현대화를 추진한 곳은 중앙은행뿐이었다. 퐁 센터장은 “현대정보기술이 중앙은행의 은행 간 지급결제시스템 구축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면서 “농협은행의 현대화 프로젝트도 현대정보기술이 적임자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농협은행은 2007년 2차 고도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또 다시 사업자를 현대정보기술로 선정했다. 2차 프로젝트에는 IBM, 테메노스, 폴라리스 등 세계적인 IT기업이 제안했지만 이를 모두 거부하고 현대정보기술을 사업자로 선정했다. 퐁 센터장은 “현대화 사업은 세계은행 지원으로 이뤄지는 사업이라 단독 입찰을 잘 인정하지 않는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정보기술의 우수성을 인정해 사업자 선정을 승인해줬다”고 설명했다.
농협은행은 현대화 프로젝트를 진행한 10년 동안 엄청난 고속 성장을 이뤘다. 퐁 센터장은 “1차 프로젝트를 진행할 당시 100만명에 불과하던 고객이 1000만명을 넘어섰고 하루 금융거래량도 2000만건에 이른다”면서 “고객과 거래량이 급증한 것은 첨단 정보시스템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전했다. 농협은행은 최근 사용이 급증하는 모바일을 활용한 금융거래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인터넷뱅킹 시스템 재구축도 추진한다. 퐁 센터장은 “농협은행과 현대정보기술은 10년간 긴밀한 유대관계를 구축해 왔다”면서 “그동안 베트남에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성과”라고 자신했다.
한국에 대한 부러움도 내비쳤다. 퐁 센터장은 “한국은 세계에서 정보기술(IT) 인프라가 가장 잘 갖춰진 나라라고 들었다”면서 “최근에는 한국 기업들이 굴지의 글로벌 기업과 어깨를 견주는 것을 보면 한국은 IT분야 강국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