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러시에서 한번 본체에서 한번… ‘먼지 제로’

다이슨 DC35 디지털슬림(이하 ‘디지털슬림’)은 먼지봉투를 교환할 필요 없이 청소를 마칠 수 있는 진공청소기다. 본체 뿐 아니라 청소기 헤드에도 모터를 달아 흡입력을 높였고 배터리 충전 방식이라 어디든지 들고 다닐 수 있다. 물론 무선 방식인 만큼 실제로 쓸 수 있는 시간은 몇 분인지, 얼마나 쓰기 쉬운지 궁금할 수 있다. 컨슈머저널 이버즈(www.ebuzz.co.kr)가 직접 써보고 확인해봤다.

◇ 분리하기 편한 먼지통, 휴대 쉬워 = 디지털슬림을 처음 보면 페인트를 뿌리는 에어브러시나 전동 드라이버가 생각날 만큼 닮았다. 페인트통을 연상시키는 투명 플라스틱 통이 먼지가 쌓이는 먼지통이고 손잡이 부분에는 모터를 돌리기 위한 각종 회로와 스위치가 담겨 있다. 배기구를 손잡이 양쪽에 달아서 직접 바람을 맞는 일 없이 쉽게 청소할 수 있다. 색상은 새틴블루 한 종류뿐이고 무게를 줄이기 위해 부품 대부분은 플라스틱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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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흡입구에 바로 브러시를 연결할 수도 있다.

주로 손에 들고 쓰는 제품인 만큼 무게는 2.5Kg 정도다. 실제로 들어보면 손잡이 쪽에 무게중심이 놓여 크게 무겁다는 느낌은 받기 힘들다. 호스나 파이프에 얽매일 필요 없이 자유롭게 위치를 옮기며 쓸 수 있어 편하다. 배터리는 손잡이 아래쪽에 장착하고 단추를 한 번 눌러 쉽게 빼낼 수 있다. 충전은 손잡이 뒤쪽에 있는 구멍에 전용 어댑터를 연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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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소섬유 브러시를 포함해 총 3개를 제공한다.

브러시는 흔히 볼 수 있는 카본 파이버 브러시와 좁은 틈새를 청소할 수 있는 흡입 브러시 등 3가지다. 용도에 맞게 바꿔 쓸 수 있고 굳이 청소봉을 끼우지 않아도 브러시를 본체에 바로 연결할 수 있어 자동차나 책상 등 가까이에 있는 물건을 쉽게 청소할 수 있다. LED TV 같은 전자제품 표면을 청소할 수 있는 특수 브러시도 따로 구입할 수 있어 편하다. 브러시 삽입구에는 고무 마개를 달아 청소봉이나 브러시를 뺀 상태에서 본체를 거꾸로 들어도 먼지가 쏟아지지 않게 막아주는 역할도 한다.

◇ 흡입력 높고 어디서나 쓴다 = 커다란 청소기와 달리 한 손으로 가볍게 들 수 있을 만큼 작은 본체에 통조림만한 먼지통을 보면 제대로 작동할지 의심스럽기까지 하다. 하지만 본체 버튼을 누르면 먼지와 머리카락, 온갖 부스러기가 투명한 먼지통에 쌓이기 시작한다. 심지어 며칠 전 진공청소기로 청소한 타일카펫 위를 청소하면 켜켜이 쌓여 미처 못 빨아들였던 먼지까지 빨아들인다. 제품에 딸려온 브러시와 청소봉을 연결하면 손이 닿지 않는 곳의 먼지도 빨아들일 수 있어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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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위치만 누르면 먼지를 빨아들인다.

소음은 작게 느껴진다. 스위치를 누르면 바로 모터가 돌아가고 다시 스위치를 놓으면 모터가 꺼지기 때문에 모터가 돌아가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다. 실제 소음은 어느 정도일까. 디지털소음계(TES-1352A)로 직접 재봤다. 2미터 떨어진 거리에서 잰 결과는 71dB(일반모드)에서 80dB(파워모드)를 오간다. 자동차가 많이 다 있는 인도에 서있을 때 나는 수준으로 일반 청소기와 비슷하지만 귀에는 덜 거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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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X’ 버튼을 누르면 파워모드로 작동한다.

또 다른 확인 요소는 소비전력이다. 디지털슬림은 충전식 리튬이온 배터리를 쓰기 때문에 항상 전원 어댑터에 끼워둘 필요는 없다. 다만 배터리를 다 쓰고 나면 전용 어댑터를 써서 충전해야 한다. 전력량 측정계(HPM-300)로 소비전력을 확인해본 결과는 어댑터를 연결한 상태에서는 0.32W, 충전할 때에는 11.51W를 쓴다. 보통 진공청소기가 쓰는 300~400W와 견주면 10분의 1도 안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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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터리 충전에는 최대 3시간 30분이 걸린다.

물론 배터리 방식인 탓에 생긴 단점도 있다. 바로 작동 시간이다. 일반 진공청소기는 코드만 연결되어 있으면 코드를 연장 가능한 범위에서는 어디나 끌고 다니며 쓸 수 있다. 하지만 디지털슬림은 배터리로 작동하는 만큼 배터리가 떨어지면 충전해가며 써야 한다. 일반 모드에서는 13~14분, 파워 모드에서는 5~6분을 쓸 수 있다. 게다가 충전 도중에는 청소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다. 그나마 리튬이온 배터리를 써서 다른 무선 진공청소기보다 짧은 3시간 30분 만에 충전이 끝나는 것은 장점이다. 수명이 다하면 배터리만 8만 9,000원에 살 수 있다.

◇ 봉투 대신 먼지통에 먼지 가둬 = 진공청소기는 공기를 빨아들여 먼지나 이물질을 거른 다음 다시 공기를 내보내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 과정에서 꼭 필요한 것이 먼지가 담기는 먼지봉투와 다시 실내로 나갈 공기를 거르는 필터다. 하지만 먼지 봉투를 매번 구입하기 번거로운데다 파는 곳을 찾기도 쉽지 않다. 더 큰 문제는 먼지 봉투에 쌓인 먼지가 오히려 공기가 빠져나가는 구멍을 막아 흡입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먼지봉투로 먼지를 거르는 대신 물속에 먼지를 녹이는 청소기도 있지만 소음이 크고 소비전력이 높은 것이 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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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튼 한 번만 누르면 먼지를 떨어낼 수 있다.

디지털슬림은 초당 1,733번 회전하는 모터를 이용해 공기 중에서 먼지와 이물질을 떨어내 먼지통에 떨어뜨리는 방식을 썼다. 먼지가 섞인 공기가 회전하면서 서로 뭉쳐 자연스럽게 한 덩어리가 되는 방식이다. 중간에 먼지봉투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흡입력이 떨어지지 않고 먼지봉투를 매번 살 필요도 없다. 어느 정도 먼지가 쌓이면 버튼을 눌러 먼지를 떨어내면 되고 먼지통이 더러워지면 따로 분리해 물로 씻어 말리면 된다. 먼지 덩어리 이외에 쓰레기는 나오지 않기 때문에 쓰레기를 줄이는 데도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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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소섬유 브러시가 미세먼지까지 빨아들인다.

진공청소기는 본체 안에서 모터를 돌려 공기를 빨아들인다. 당연히 본체에만 모터가 있고 청소봉·파이프나 브러시는 먼지를 빨아들이는 통로 역할만 한다. 디지털슬림은 청소기 본체뿐만 아니라 브러시 끝에도 모터를 달았다. 타일카펫이나 소파처럼 먼지가 깊숙이 내려앉은 곳의 먼지를 브러시 끝에서 빨아들인 다음 청소봉을 통해 본체로 전달하는 것. 정전기를 띤 탄소섬유 브러시를 달아 미세먼지까지 잡아낸다는 것이 제조사 설명이다. 물론 모터를 돌리는 만큼 배터리 이용시간은 조금 짧아지지만 미세먼지를 청소할 수 있다는 이점을 생각하면 반드시 단점이라고만 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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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터는 간단히 분리해 물로 씻어쓸 수 있다.

진공청소기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또 있다. 청소기 안을 통과한 공기를 다시 실내로 내보내기 전 걸러주는 필터다. 이 필터가 부실하면 미세먼지가 다시 빠져나와 오히려 먼지를 실내 전체에 퍼뜨리는 것과 마찬가지 효과를 낳는다. 디지털슬림이 쓴 필터는 미국, 영국, 호주 등 선진국 검사 기관에서 천식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는 인증을 받았고 국내 천식·알레르기 협회에서도 인증을 받았다. 간단히 본체를 분해한 다음 필터만 떼어내 물로 씻어내고 다시 쓰면 되기 때문에 편리하다.

◇ 이버즈 총평 | 兩手兼將 = 진공청소기는 물걸레를 짜서 허리를 굽혀 닦아내고 다시 헹구는 수고를 덜어 줄 수 있는 문명의 이기다. 하지만 물걸레에서 해방된 대신 쓸 때마다 전기 코드를 뽑았다 꽂고 본체에 주렁주렁 연결된 파이프를 끌고 다니는 수고를 감내해야 한다. 조금 오래된 제품이라면 처음 샀을 때보다 흡입력이 더 떨어지고 최대 출력으로 스위치를 올려도 제대로 먼지를 못 빨아들여 두세 번 움직이는 수고를 해야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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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슨 디지털슬림은 먼지봉투를 없애고 공기의 힘만 이용해서 갈수록 흡입력이 떨어지는 문제도 막았다. 리튬이온배터리를 이용해 작동 시간을 늘리고 원하는 곳 어디나 가져가 청소할 수 있게 만들었다. ‘양수겸장(兩手兼將)’이라는 말처럼 바닥용 브러시와 본체에서 동시에 먼지를 빨아들여 힘은 덜 들이면서 보다 깨끗하게 청소할 수 있다. 미세먼지를 걸러서 가족들의 건강을 지킬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기존 진공청소기처럼 부피가 크고 거추장스럽지 않아 함께 제공되는 거치대를 이용하면 쉽게 보관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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