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생활 10년차. 누구나 한번 쯤 먼 미래를 내다본다. `과연 내가 이 회사에서 월급쟁이로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까.` 김용오 쿄류일렉트릭 대표가 창업을 결심한 계기다. 직장에서 인정을 받았지만 미래를 생각하니 답이 보이지 않았던 것. “더 이상 치즈(월급)를 받을 것이 아니라 내가 치즈를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 시점은 너무 늦어서는 안 된다고 봤습니다.”
광고·특수영상물 제작업계에 종사하던 그는 나만의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욕심을 가졌다.
아이템 찾기에 나섰다. 직장 생활을하며 충분히 시간을 두고 결정했다. 개발 시점에 회사를 그만두겠다는 것. 그가 창업 시점에 출원한 건을 포함 5개 특허를 보유한 배경이다.
쿄류일렉트릭 아이템은 스팀테이블세척기. `와우컵(WOWCUP)`으로 명명한 제품은 테이블·식탁을 스팀으로 살균·세척하는 청소기다. 스팀청소기와 유사한 방식이다. 식당 등에서 행주 대신 사용하도록 기획했다. 참신한 아이디어 제품인 와우컵 탄생 배경에는 김 대표의 철저함이 묻어난다. 김 대표는 타깃층을 20~30대 여성으로 정했다. 이들이 소비를 주도해서다. 그들의 소비행태를 지켜보던 김 대표는 어느 날 젊은 여성이 식당에서 행주로 닦은 테이블에 냅킨을 깔고 숟가락과 젓가락을 놓는 것을 보았다.
`맞아, 저거야.` “대개 식당을 찾는 손님은 행주가 깨끗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손님이 깨끗하다고 믿을 수 있는 제품을 만들면 되겠다고 판단했습니다.”
아이디어는 나왔지만 실현하는 게 쉽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김 대표는 영상제작자였으며 전공도 디자인이었다. 김 대표는 시중에 나와 있는 스팀청소기를 구입해 분해했다. 응용해 제품을 만들어보기 위해서다. 하나, 둘 어느새 10개가 넘는 스팀청소기를 분해했다. 원하는 구조의 제품을 찾지 못했다.
김 대표는 직접 개발을 결심했다. 디자이너가 가전제품 개발에 나선 것. “분야가 달라서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그 분야를 파헤쳐 내 것을 만들 수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운영하는 청년창업사관학교에 입소한 그는 주변 개발자·팀·지인을 대상으로 함께 개발할 수 있는 사람을 물색했다. 꼬리에 꼬리를 물어 협력사로 참여한 곳이 12개 기업에 달했다.
와우컵은 상용화되기도 전인 지난해 독일 뉘른베르크 국제발명전시회 `금상`과 올 6월 미국 피츠버그 국제발명전시회 `금상`을 수상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 독특한 디자인이 해외에서 호평을 받았다.
김 대표는 앞으로도 시장에 나와 있는 유사제품을 만들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최소한 3개는 세계 어디에도 없는 제품을 만들겠다”는 게 김 대표 설명이다. 스티브 잡스 전 애플 CEO를 존경하고 그의 창작품을 보며 창업을 결심하게 됐다고도 소개했다. 영상(픽사) 분야에서 일하다 제조업에 뛰어든 것도 본인과 유사하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회사를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사업하게 된 데에는 제가 퇴직 걱정 없이 끝까지 일할 수 있기 위해서입니다. 그런 회사를 만들 것입니다. 수익도 공평하게 돌아가는 회사를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표】쿄류일렉트릭 와우컵 개요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