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요금 중 단말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에 논란이 뜨겁다.
통계청은 2분기 가구당 통신비가 15만4360원이고 통신서비스 금액(이통 요금)이 14만8184원(96%)으로 통신장비(단말) 금액은 5971원(3.9%)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이 같은 통계치는 단말 비용은 실제보다 적게, 이통 요금은 실제보다 과다하게 집계됐다는 게 논란의 핵심이다.
◇실제 요금 구조는=서비스 이용료와 단말 구매 비용으로 구성되는 전체 통신 비용 중 단말 가격이 30~40%를 차지함에도 단말 가격 비중이 3.9%라는 통계는 현실과 동떨어진 수치라는 지적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SK텔레콤 LTE 62요금제를 쓰는 이용자의 월 지불액은 7만5020원이다. 갤럭시 노트 단말기 할부금이 약 40%(2만8360원)를 차지한다. 순수한 서비스 이용료는 60%(4만5609원) 정도다. KT 3세대(3G)정액 요금제인 올인원54 가입자의 실제 요금은 7만3150원이다. 이중 갤럭시S2 단말기 할부금(3만7050원)이 50%가 넘는다. 반면에 통신요금은 할인을 받아 3만6100원만 과금됐다.
이계철 방송통신위원장도 지난 23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2011년 회계 결산 보고에서 “전체 통신비용 중 단말 가격이 30~40%를 차지한다”고 말해 통계청의 조사와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오르는 단말 가격 vs 내리는 서비스 요금=이통사는 스마트폰 등 고가 단말 확산으로 통신비가 증가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가 연도별 최다 판매 단말 출고가를 조사한 결과 2007년 38만3000원이던 휴대전화 가격은 지난해 84만7000원으로 121%(46만4000원)나 급등했다. 2012년 갤럭시노트는 출고 가격이 99만9000원에 이른다.
반면에 이통사는 지난 2008년 문자메시지 이용료 인하를 시작으로 가입비 인하(2009년), 발신자번호표시(CID) 요금 무료화·초 단위 과금(2010년), 기본료 1000원 인하(2011년) 등 이통 요금을 잇따라 내렸다. 이통사는 2008년부터 2011년까지 할인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 총 11조6000억원에 이른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요금 인하에도 이용자의 통신 서비스 이용량이 많아 지출 자체가 상당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저가 서비스 이어 저가 단말 필요=사정이 이렇다 보니 정부와 이통사의 이통 요금 경감 정책도 제대로 된 실효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관건은 저가 단말이나 다름없다. 이동통신재판매(MVNO) 등 저가 이통 서비스로 이용자 부담을 경감하고 있지만 고가 단말 부담은 여전하다. 단말 가격 상승이 지속되는 한 이용자가 체감하는 통신비용 부담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통신 전문가들은 “MVNO 등 저가 이통서비스뿐만 아니라 일반폰을 비롯한 저가 스마트폰이 수반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연도별 최다 판매 단말 출고가격
2008년~2011년 서비스 요금 할인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