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타트업은 지나치게 완벽한 서비스를 추구합니다. 창업은 타이밍이 중요한데 완벽함 때문에 시장 진입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발생하죠. 100%가 아니라 80%에서 서비스를 시작하고 나머지 20%는 시장 반응에 따라 보완하는 것이 좋습니다.”
퍼 스티니우스 레달 대표는 한국 스타트업에 기술적 욕심을 조금만 줄일 것을 주문했다. 시기를 놓치면 아무리 좋은 서비스도 시장에서 제대로 인정받을 수 없다는 조언이다. 레달은 핀란드를 대표하는 컨설팅 그룹으로 유럽에선 맥킨지와 BCG(Boston Consulting Group) 등 글로벌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레달은 기존 컨설팅 기업과 확연히 다른 서비스를 선보인다. 레달 직원이 고객사 직원으로 참여해 전략 수립부터 실행까지 전 과정을 현장에서 함께 한다. 단순한 컨설팅사가 아닌 사업 개발 파트너다.
레달은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에 서비스를 제공해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 고객도 많다. 스타트업엔 비용을 받지 않는다. 대기업은 물론이고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모두와 일하는 것은 레달의 또다른 강점이다. 대기업 프로세스와 논리적 체계를 스타트업에, 스타트업의 혁신과 아이디어를 대기업에 전수한다. 모든 단계 기업과 밀착하지 않고선 가질 수 없는 역량이다.
5월 한국에 진출한 레달은 현재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삼성전자 오션센터에서 스타트업 대상 재무관리와 사업모델 점검, 신시장 개척 등 다양한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조건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스티니우스 대표는 “스타트업이 자신의 서비스가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먼저 증명해야 한다”며 “모든 것을 다 해주는 것은 의미 없다”고 강조했다.
스티니우스 대표는 IT기업 창업으로 세 번의 엑시트(Exit) 경험이 있는 성공한 사업가이자 벤처캐피털 경험이 있는 스타트업 전문가다. 그만큼 스타트업 사정에 밝고 애정도 많다. 그는 “매우 재능있고 도전적인 젊은이가 많다”는 말로 한국 스타트업 문화를 평가했다. 다양한 정부지원·우수한 인프라와 더불어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진 젊은이가 많아 기업가정신이 좀 더 확산된다면 우리나라가 충분히 스타트업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스티니우스 대표는 “한국 대기업은 물론이고 중소기업, 특히 글로벌 진출에 욕심 있는 스타트업과 함께 일하고 싶다”며 “한국 진출을 원하는 유럽 기업도 많은 만큼 레달이 한국과 유럽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